올해 3월 가동한 차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을 개발하면서 설계서를 제대로 만들지 않았다니 웃지 못할 일이다. 발주자가 새 데이터베이스(DB)를 시험해보지도 않았고, 감리까지 소홀했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초·중·고교 교육행정정보를 다루는 1000억원짜리 시스템을 만들면서 어쩌면 이럴 수 있는가. 9833개 화면기능을 개발하는 데 주력한 나머지 주요 프로그램 설계서 작성이 미흡했다고 한다. 구멍 난 냄비를 때우듯 ‘나이스’를 땜질(화면기능개발)해 ‘차세대 나이스’로 포장한 셈이다. 2만9000여 중·고교생 성적을 잘못 처리하거나 시스템이 아예 멈출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특히 2년쯤 걸릴 작업을 11개월여 만에 속성으로 끝낼 요량이었으면 감리에 더 충실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실했다니 용납할 수 없다.
후진적이다. 우리 이제 어디 가서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라고 자랑하지 말자.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정보화 사업이 이 지경인데 어찌 전자정부체계를 수출하겠다고 나설 수 있겠는가. 낯을 들 수 없다. 수주 기업을 탓하기 전에 반성부터 할 일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프로그램을 재정비하고 DB 기능을 시험하는 등 ‘나이스’ 성적 처리 오류에 관한 점검·수정을 끝냈다고 밝혔다.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했다. 믿기지 않는다. 속성으로 구축한 시스템이 하루아침에 완전무결해졌다고 믿어주기 어려워서다. 호기롭게 말을 앞세울 게 아니라 진정 같은 사고를 재연하지 않도록 조금도 허술함이 없어야겠다.
애초 설계와 다른 기능을 이것저것 추가해달라는 발주 관례도 문제다. 도중에 기능이 바뀌어 개발자가 혼란스러우면 시스템이 뒤죽박죽이 된다. 나쁜 버릇을 고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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