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전 안전성을 지금보다 10배 개선하고 최대 수명도 80년으로 늘리는 대규모 원전 안전기술 확보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이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대형 재난에도 견디는 안전성과 미국·프랑스·일본 등 경쟁국 대비 20% 이상 경제성을 확보한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기술을 갖출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대표 김종신)은 31일 대전 한수원중앙연구원에서 ‘원전 안전 결의대회’를 열고 2020년까지 매년 매출액의 6.2~7%, 총 6조원을 원전 개술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목표는 지진규모에 상관없이 안전성을 담보하는 80년 수명의 원전 개발이다. 개발기간 동안 매년 3900여명의 연구 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수원의 이번 결정은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세계 원전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안전성 확보로 좁혀지면서다. 특히 원전 수출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사이 최고 수준의 안전기술을 확보해 향후 있을 원전 수주경쟁에 주도권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김정관 지식경제부 차관은 이날 행사에서 “최상의 원전 안전을 확보해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한편, 원전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기위해 안전성 향상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원전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전체 원자력계가 다 같이 협력 체제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원전 안전 관련 기술개발에 최선을 다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핵심 추진기관은 새로 발족한 한수원 중앙연구원이다. 중앙연구원은 지난 3월 원자력 연구개발 일원화 방침에 따라 한국전력의 전력연구원 108명을 한수원 중앙연구원으로 통합운영하며 새롭게 조직한 기관이다.
한수원은 중앙연구원을 통해 원전 장기운전 수명주기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원전 이용률 94.5% 달성기반을 구축, 핵심기술 국산화에 주력해 경쟁력과 신뢰성을 갖춘 고유기술을 확보하기로 했다.
모듈화 공법 등 건설 신공법을 개발하고 고성능 철근콘크리트 면진구조 기술기준을 수립하는 등 원전 건설 분야의 신기술 개발에도 주력하는 한편, 원전 건설공기 33개월 달성 기술도 개발하기로 했다.
수출주력 노형인 ‘APR1400’ 모델은 미국원자력위원회(NRC) 설계 인증과 유럽사업자요건 인증을 취득하고 전원이 끊어져도 작동하는 수소제거 설비 설치 및 피동형 보조급수계통(PAFS) 등 안전성 강화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원전 안전 결의대회’에는 지경부·교육과학기술부 등 정부 인사와 한전·두산중공업·현대건설 등 20여개 원자력 관련업체 대표, 그리고 학계 등 주요인사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자력계가 합심해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안전 최우선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