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은 과학기술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개념이자 계기다. 호기심으로 인해 많은 역사적 발명과 발견이 나왔다.
발명왕 에디슨은 왕성한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해 초등학교를 중퇴했다. 달걀을 품어 병아리를 만들겠다던 호기심은 백열등, 축음기 등 수많은 발명으로 이어졌다.
진화론 창시자 다윈의 어린 시절, 그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자연이다. 학교 수업을 멀리하고 자연에서 광물, 식물, 곤충 채집에 몰두했다. 다윈의 호기심은 집을 떠나 한 번에 무려 5년 동안이나 배를 타고 세계를 떠돌며 ‘종의 기원’을 찾게 만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아이나 어른이나 무엇에 대해 깊이 파고들 게 만드는 게 호기심이다. 호기심은 관심과 열정을 낳고, 집중력으로 이어져 역사적 성과를 올리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노벨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석학의 조언에서도 호기심이 빠지지 않는다.
올 초 울산과기대를 찾아 학생들과 대담한 2001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팀 헌트는 ‘끊임없는 호기심’을 노벨상에 다가서기 위한 요소로 소개했다.
기초과학이 튼튼한 선진국은 호기심이 과학발전의 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미래 과학자인 청소년의 호기심을 키워주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다.
프랑스 최대 과학관 ‘데코베르트(Palais de la decouverte)’는 참 재미있는 공간이다. 과학기구나 도구 하나하나가 과학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펜싱대회는 놀라웠다. 경기를 통해 칼 끝에 전기가 어떻게 공급되고, 찔렀을 때 신호가 어떻게 전달되는지, 복장과 도구는 어떻게 변화 발전해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경제 성장과 함께 과학교육 투자가 늘고 있다. 신규 설립 과학관 규모도 커졌다. 하지만 여전히 섬세한 기획이 부족하고, 식상한 실험 교육과 전시물이 태반이다.
주입식 교육이나 암기로 일관된 과학교육은 과학의 꿈을 포기하게 만든다. 노벨상의 꿈은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호기심을 심어주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