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각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 기업이 많은 지역입니다. 이들 기업의 국경을 뛰어넘는 원거리 네트워크(WAN) 구축에서 큰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세계 콘텐츠딜리버리네트워크(CDN) 1위 기업 아카마이의 크리스 셔틀 부사장은 지난 주말 “앞으로 한국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카마이 제품을 총괄하는 크리스 셔틀 부사장은 이번 방한 기간 동안 LG, 삼성, 두산, 포스코 등 한국 대표기업 50여곳을 방문했다. 콘텐츠 딜리버리 업체로 알려진 아카마이의 행보 치고는 다소 의아스러운 명단이다. 셔틀 부사장은 이런 궁금증에 대해 예를 들어 명쾌하게 설명했다.
“독일에 본사를 둔 아우디는 자사 딜러들에게 제공하는 웹사이트가 따로 있습니다. 여기서 차량에 대한 각종 정보와 옵션 그리고 물류 현황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죠. 한국 아우디 딜러가 이 페이지를 이용하려면 최소한 80초 이상의 딜레이를 겪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아우디가 아카마이와 손잡은 이후 한국에서도 동일한 속도로 웹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죠. 아카마이의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바로 이런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한국에 위치한 글로벌 기업의 WAN 가속화를 지원하겠다는 이야기다. 이는 그동안 미디어와 콘텐츠 딜리버리에 집중해온 사업을 항공, 제조, 물류 등 B2B 웹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모든 기업군으로 확장시키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아카마이는 이미 엔터프라이 사업 강화 측면에서 IBM·리버베드 등 글로벌 서버 및 광대역 통합망 업체와 손을 잡고 하드웨어 장비에 데이타파워·스틸헤드 등 기속과 보안 기능이 핵심인 솔루션을 집어넣었다. 네트워크는 물론이고 WAN IP 백본망에서부터 데이터 딜리버리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아카마이는 아시아의 핵심 지역 중 한곳으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지사를 본격 출범시킨 데 이어 올해 본사 차원에서 사장단이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등 신경을 쓰고 있다.
셔틀 부사장은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네트워크 구성 시 아직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며 “뒤집어 생각하면 아카마이가 고속성장 할 수 있는 잠재고객이 많다는 이야기”라고 시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