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2인자’ ‘관리의 달인’
애플 차기 CEO 팀 쿡을 묘사하는 말이다. 잡스와 같은 쇼맨십은 없지만 조용히 애플의 일상 업무를 지휘하며, 지금의 애플을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로 꼽힌다.
미국 앨라배마 출신의 팀 쿡은 1998년 애플에 입사해 2005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지명됐다.
오번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듀크대에서 MBA를 졸업한 후 컴팩과 IBM에서 12년 간 일했다. 1998년 애플에 합류해 제조 효율화를 이끌어 애플의 재고관리 방식을 개혁했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이메일을 돌리는 것을 시작으로 일요일 저녁에 전화회의를 주제하는 등 타고난 일중독자로 알려졌다. 그가 회의 중 아시아권 생산·유통·공급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누군가 중국에 가야겠다”고 말한 후 30분이 지나자 담당 임원에게 “당신이 왜 아직 여기 있느냐”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2005년 COO로 임명된 팀 쿡은 현재 제조관리 운영뿐만 아니라 전 세계 통신사와의 협상, 아이폰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팀 쿡이 차기 CEO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4년 잡스가 췌장암 수술을 받았던 2개월과 2009년 간 이식으로 병가를 냈을 때 CEO 역할을 대행하면서다. 특히 2009년에는 회사 주가를 60%나 끌어올리며 잡스의 빈자리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팀 쿡은 “잡스를 대신할 만한 인물은 없다”며 “내가 퇴직한 뒤에도 잡스는 70대 후반까지 애플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올해 초 잡스가 병가를 낸 후 쿡은 애플을 이끌며 6개월 동안 아이패드2 성공적인 출시, 시가총액 1위 기업 등극 등의 성과를 냈다. 이 때문에 팀 쿡을 스티브 잡스 비전을 애플의 미래로 만들 수 있는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로 꼽았다.
스티브 잡스 역시 사임 메일에서 “쿡을 차기 CEO로 강력하게 추천한다”고 직접 언급하며 그의 경영능력에 신뢰를 보여줬다.
팀 쿡은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5900만달러(약 638억원)의 보너스를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휴가기간에는 캘리포니아 국립공원을 하이킹할 정도로 검소한 생활을 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