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CEO 10명 중 4명은 엔고 현상이 지속되면 생산 거점의 해외 이전을 검토할 것 이라고 밝혔다.
대지진 이후 일본 경제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사상 첫 분기 무역 수지 적자와 3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 하락이 나타났다. 해외 이전으로 기업 공동화 현상이 불거지면 고용 불안과 소비 감소까지 이어지는 빈곤의 악순환을 배제할 수 없다.
니혼게이자이는 23일 ‘CEO 100인 설문 조사’ 결과를 톱뉴스로 다뤘다.
이번 조사에서 경영 환경을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엔고로 나타났다. 지난 주말 외환 시장에서 1달러는 75엔 대에 거래됐다. 미국의 더블딥 우려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엔화 환율이 연일 최고점을 갈아 치우는 분위기다.
현재 환율 수준이 지속될 경우 수익성 변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30.2%가 ‘대폭 수익 악화’, 39.6%가 ‘소폭 수익 악화’라고 답했다. 70% 가까운 경영자가 엔고로 수익성 악화를 예상한 셈이다. 별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18.8%였으며,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는 CEO는 3.1%에 불과했다.
엔고 대책을 묻는 질문의 복수 응답 중에는 ‘비용 절감’이 5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제품 해외 생산 증가’도 37.5%나 차지했다. 여기에 ‘부품 및 원자재 해외 조달 확대’ 비중 47.9%까지 더하면 엔고 타개책을 생산 거점의 해외 이전에서 찾는 CEO가 가장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네오카 쇼지 신일본제철 사장은 “지금의 엔고 수준을 방치하면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불가피하다”며 “금융 당국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엔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 수익 개선을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취해야 할 정책은 ‘환율 개입의 지속 확대’가 가장 많았다. ‘법인세율 인하’와 ‘자유무역협정(FTA)’ 참여가 뒤를 이었다.
<표> 현재 환율 수준이 지속되면 수익에 미치는 영향(단위:%)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