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가 업계와 공동으로 모바일 운용체계(OS)를 개발하기로 함에 따라 우리나라 OS 독립 논의가 다시 점화됐다. 공동 OS 개발 프로젝트는 구글 ‘크롬OS’와 같은 웹 기반이다. 2~3년 뒤 모바일 OS 환경이 지금의 안드로이드나 iOS처럼 앱 방식이 아닌 웹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전문가들은 HTML5 등 호환성이 뛰어난 차세대 인터넷 표준 제정이 빨라지고, 클라우드컴퓨팅 환경이 확산되면 웹 기반 OS는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구글이 개방형 웹 기반 OS ‘크롬’을 이미 상용화한 상태여서 한국 독자 웹 OS가 얼마나 시장파급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차별화된 단말을 만들면서 경쟁해야 하는 삼성과 LG가 똑같은 OS를 쓰면서 지속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왜 웹 기반 OS인가=웹 기반 OS는 인터넷 환경에서 다양한 SW나 애플리케이션이 가동된다. 현재 단말기에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서 구동하는 앱 방식과는 다르다. 대부분 프로그램이 서버를 통해 클라우드 방식으로 구동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미 애플 앱스토어에서 제공하던 앱 방식 뉴스 서비스를 웹 방식으로 전환해 서비스 독립을 선언한 상태다. 웹 OS는 이용자가 내려받는 번거로움 없이 관련 애플리케이션 웹 주소를 찾아가서 바로 이용하는 방식이어서 훨씬 편하다. 다만 현재 웹 환경에서 응용 프로그램이 완벽하게 돌아가지 않아 앱 방식보다 기능 구현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
구글도 이 때문에 내부에서 앱 방식 ‘안드로이드’ 개발과 함께 웹 방식 ‘크롬’을 따로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웹 방식이 많이 불편하지만 향후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과 맞물려 ‘크롬’이 ‘안드로이드’를 제치고 대표 OS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경부가 웹 OS 공동 개발 프로젝트에 나선 것도 이처럼 차세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 표준 철저하게 따라야”=삼성전자는 현재 앱 방식 독자 OS인 ‘바다’와 별도로 웹 기반 OS 개발을 추진 중이다. LG전자도 스마트TV 등에 도입할 브라우저 방식 OS를 개발하고 있다. 구글에 인수된 모토로라모빌리티 역시 웹 기반 OS 개발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경부가 공동 웹 OS 개발을 제안한 것도 이 같은 이해와 맞물린 측면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 OS를 두고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혹시라도 세계 각국의 우군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우리만의 플랫폼화로 기울게 되면 세계 시장에서 고립될 우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공동 OS를 추진한다면 철저하게 세계 표준을 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또 단말기 차별화 경쟁을 펼치는 삼성·LG가 한글자판 입력방식조차도 합의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과연 한 배를 탈 수 있을 것인가를 놓고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삼성과 LG는 웹 기반 OS를 개발하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는 물론이고 스마트TV에도 도입해야 한다. 현재 이와 관련한 OS 개발이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로 다른 브라우저 등을 사용한 이들 프로젝트가 하나로 통합되는 과정에 진통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