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프로리그 10-11 결승전 우승은 접전 끝에 KT 롤스터가 차지했다. 초반 위기에도 불구하고 ‘최종병기’ 이영호를 앞세워 끈질긴 집중력으로 라이벌 SK텔레콤 T1을 물리쳤다.
태풍 무이파로 연기된 결승전은 19일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에 위치한 야외공연장에서 한국e스포츠협회의 주최로 치러졌다.
지난해에 이어 이동통신사 라이벌 대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만큼 박빙의 승부와 함께 뜨거운 장외대결을 선보였다. 야외에 마련된 8000석 규모의 관람석에는 입추의 여지없이 양 팀 팬들이 모였다. SK텔레콤은 상징 색깔인 붉은색 머플러와 막대 풍선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KT는 대형 흰색 깃발을 흔들며 열띤 응원전에 나섰다.
양 팀은 역대 전적은 KT가 앞서지만, 결승전 등 주요 경기 승리는 SK텔레콤이 가져가는 식으로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올해 결승전에 먼저 오른 것은 프로리그 정규 시즌을 우승했던 SK텔레콤이었다. 지난해 프로리그 우승을 놓쳤던 SK텔레콤은 결승 상대로 라이벌인 KT를 지목하며 설욕전을 기대했다. KT는 정규시즌을 3위로 마무리하며 플레이오프 관문을 통과, 결승에 진출했다.
7전4선승제로 치러진 결승전에서 앞서 나간 것은 초반 1,2회전을 승리로 장식한 SK텔레콤이었다. KT는 3회전에서 고강민이 이승석을 상대로 승리를 빼앗으며 추격 기회를 얻었다. 4회전에서 3:1로 달아난 SK텔레콤을 꺾은 것은 KT 이영호였다. KT는 연속으로 SK텔레콤의 덜미를 잡으며 동점까지 만들어냈다.
양 팀은 접전 끝에 7회전 최종 승부를 맞았고, KT의 대표 선수인 이영호와 ‘천적’ 도재욱이 다시 맞붙었다. 이영호의 ‘테란’은 도재욱의 ‘프로토스’를 상대로 압도적 경기력을 선보이며 최종 승리를 가져갔다. KT는 잇단 선수 부상, 은퇴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우승의 감격을 안았다.
이지훈 KT롤스터 감독은 “지난 두 달간 잠도 제대로 못자며 힘들었지만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줘서 고생이 보답을 받았다”면서 “지난해에 이어 SK텔레콤의 아성을 무너뜨리며 2연패를 한 것이 가장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MVP로 선정된 KT롤스터 이영호 선수와 일문일답.
- 우승 소감은?
▲ 2회 연속으로 우승한 것도 기쁘고, 2회 연속으로 MVP를 한 것도 기쁘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감독님 팀 전체가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감사한 마음으로 MVP를 받겠다.
- 솔직히 3:1로 밀렸을 때 걱정하지 않았나?
▲ 전략적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시나리오상 끌려가는 상황이었지만 승부수를 던진 것이 주효했다. 3:1까지 몰렸지만 SK텔레콤을 상대로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손목 수술을 앞두고 개인리그(스타리그)까지 강행하고 있다.
▲ 앞으로 남은 스타리그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연차도 쌓였고 노하우도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다만 좀 더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를 잘 치르고 깔끔한 마음으로 수술하고 싶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