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 특허전쟁에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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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특허괴물(Patent Troll)이라 불리는 용병들이 악명을 떨치는가 싶더니, 삼성전자와 애플, 구글, MS, 오라클 등 IT 거인들 사이의 일진일퇴 공방이 연일 이어진다.

 좋은 무기(특허)의 확보는 이제 기업 생존의 필수조건이다. 금세 쓰러질 것 같던 노키아는 애플로부터 조 단위의 무기 사용료를 받아냈다. 최대 무기 보유사인 IBM은 매년 조 단위의 사용료를 받는다. 애플은 노텔로부터 5조원어치 무기를 산 후 한껏 전의를 불태운다. 노텔의 무기를 놓친 구글이나 삼성전자는 세계 무기 거래처를 두리번거린다. 그러다 보니 쓸 만한 무기 값이 끝없이 치솟는다. 통신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한 특허괴물, 인터디지털을 인수하려면 5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급기야 구글은 통신특허의 제왕 모토로라를 인수했다.

 거대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다. 중소기업까지 회사 운명을 건 전쟁을 벌인다. 특허 전쟁은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바로 우리 곁에 다가온 문제다.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무기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지나치게 강력한 특허권이 오히려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있다. 새로 진출하려는 기업에 엄청난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거대자본만 게임의 플레이어가 될 수 있도록 제한한다. 대응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엔 과도한 부담이 된다. 발명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특허 제도도 궁극적인 목표는 공익이다. 공익에 역행한다면 마땅히 수정돼야 한다.

 특허제도는 세계적인 통일성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제도를 어떻게 수정하고, 운영할지에 관해 국제적으로 정치 외교적인 타협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첫째, 우리나라의 입장이 국내외 제도 입안자나 운영자들에게 충분히 전달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식재산위원회를 포함한 정부 정책 당국의 역할이 크다.

 둘째, 일부 특허괴물과 같이 특허권을 남용하는 행위에 대해 국제적인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 각국 법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독일의 한 지방법원이 삼성전자 제품의 유럽 판매를 중단시킨 점을 생각해 보라. 특허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산정하거나 판매금지 등의 가처분을 결정함에 있어서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특허권 남용이 공정한 경쟁을 제한한다는 적극적인 논리 개발도 필요하다.

 셋째, 적어도 국내만이라도, 관련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특허 제도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국제특허분쟁에 취약한 중소기업 지원이 필요하다. 특허청은 ‘국제특허분쟁대응센터’를 설치하고 ‘국제특허분쟁 조기경보체제’도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kipra.or.kr)는 중소기업의 국제특허분쟁을 지원해준다. 최소 비용으로 국제 특허분쟁을 미리 예방할 수 있으므로 중소기업은 지금이라도 주위의 특허분쟁 전문가와 상담해볼 필요가 있다.

 김재환 특허법인 지명 변호사 kjh@jmpat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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