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잊혀질 권리` 법제화. 미국 검색 기업 줄소송 직면

 인터넷에 떠도는 개인 관련 정보가 광범위해지면서 이를 자사 서버에 축적하는 미국 검색 기업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올해 유럽에서는 이 정보를 삭제할 권한을 ‘개인’이 갖는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의 공식 법제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잊혀질 권리’에 대한 논란은 비단 유럽에 한정된 것이 아니어서, 이를 둘러싼 세계 각국과 미국 검색기업 간의 마찰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16일 뉴욕타임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보편화되면서 개인이 인터넷에 올린 기록이나 정보가 범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기반 검색 기업들의 힘이 막강해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유럽에서는 인터넷 공간에서 자신의 데이터를 완전히 삭제하는 것을 기업에 요구할 수 있고, 기업은 이런 요청을 책임 있게 실행해야 할 ‘잊혀질 권리’를 설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스페인은 이를 가장 강력히 주장하는 나라다.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네티즌 90명이 웹 상에 남아있는 자신의 ‘과거 흔적’을 지워달라며 구글 유럽에 청원을 했다. 이들은 과거에 올린 글이나 사진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집 주소나 아이디, 신용카드 정보가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발견되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했다.

 정부산하기관인 개인정보보호원은 지난달 90명의 청원을 모아 구글에 개인정보 삭제 신청을 대리했다. 이 사건은 지금 유럽 법정에서 논의되고 있다. 프랑스 역시 유럽연합(EU) 회의에서 ‘잊혀질 권리’에 대한 발제를 하는 등 개인 프라이버시 조항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가을 ‘잊혀질 권리’ 조항을 새로 제정할 예정이다. 비비안 레딩 EU 사법위원장은 “아직까지 세부사항을 정하지 못했지만 검색 기업에게 더 이상 힘을 실어줘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유럽 내 이런 움직임이 달갑지 않다. 이 권리가 인정될 경우 줄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큰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이 모두 미국 회사이기 때문이다. 즉,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의 수정헌법과 사생활 및 인간의 존엄성 중시를 강조한 유럽인권조약의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

 조지타운대학 프란츠 웨로 법학교수는 “유럽과 미국에서 개인정보를 바라보는 차이가 현격하다”며 “이런 극단적인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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