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째 고려대학교 도서관 열람실에 다니는 `중광 할머니`가 엘리트 출신 졸업생이라는 사실이 한 방송을 통해 소개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SBS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에서 패스트푸드점에 앉아 쪽잠을 자는 맥도날드 할머니가 외대 출신에 외교부서 일한 엘리트 여성이었던 사연이 소개된 바 있다.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는 11일 저녁 방송분에서 고려대학교 도서관에서 10년 째 매일 같은 자리에 앉아 공부를 하는 할머니가 소개됐다. 중광할머니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는 ‘중광’이란 이 대학교 ‘중앙광장’의 약자이기 때문이다.
중광 할머니는 매일 도서관 열람실에서 지내며 학교에서 거의 노숙을 하다시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에 나온 모습에는 모자를 눌러 쓰고 수학, 물리학 등의 공식들이 빽빽히 적힌 종이를 들고 다니며 “내가 현재 연구하고 있는 과학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국가적 발전을 위해 나에게 연구 기회를 꼭 주셨으면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님과 꼭 함께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광할머니는 이처럼 매일같이 청와대 민원실에 전화를 걸어 “수많은 국가정책 아이디어, 산업 개발 아이디어”를 거론하며 이명박 대통령과 일하고 싶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는 상황.
실제로 중광 할머니는 1965년에 이 학교 물리학과에 입학하고 수석으로 졸업한 수재였다. 미국에서 석·박사 학위까지 받았으며 대학 강의도 나가고 시집을 출간했던 엘리트 여성이었던 것.
중광 할머니의 지인은 “할머니가 미국 유학 후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며 “자꾸 누군가 자신을 미행한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집도 없고 재산도 없지만, 자존심 때문에 주변의 도움도 받으려 하지 않는다는 증언도 나왔다.
할머니의 사연을 본 네티즌들은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 상황까지 됐을까" "이런 사연이 있는 분인지 몰랐다"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tre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