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구매(소싱)에서 SK텔레콤의 ‘절대권력’이 흔들리고 있다. 반면에 스마트폰 소싱에 어려움을 겪던 LG유플러스는 발빠른 4세대(G) 통신 전환에 힘입어 대약진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패드 ‘갤럭시탭 10.1’을 출시했다. 하지만 KT보다 일주일 늦어 선수를 빼앗겼다. ‘스마트오피스’라는 결합상품까지 내놓고 가장 먼저 ‘갤럭시탭 10.1’ 예약판매를 실시했지만, 결과는 SK텔레콤이 자존심을 구기는 양상이 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출시 조건을 놓고 의견충돌이 생겨 이를 조정하느라 늦어졌다”고 말했다.
시장 점유율 50%로 단말업체에 ‘슈퍼 갑’으로 통하는 SK텔레콤 위상이 흔들린 것은 지난 4월 ‘갤럭시S2’가 경쟁사와 함께 출시되면서부터다. 그동안 SK텔레콤은 시장지배사업자 프리미엄을 갖고 KT나 LG유플러스보다 빨리 전략폰을 론칭하는 것이 관례였다. 몇몇 제품은 SK텔레콤만 단독 출시할 것으로 요구해 관철시키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관행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2를 이통 3사 동시 출시 전략을 밀어붙인 것은 SK텔레콤이 지난해 경쟁사인 애플 ‘아이폰’을 전격 도입한 것에 대한 반작용 때문이었다.
SK텔레콤의 추락한 위상은 LG전자나 팬택 전략 제품에서도 나타난다.
팬택은 최근 국내 최대 크기 스마트폰으로 관심을 모은 ‘베가 넘버5’를 KT 단독으로 출시했다. LG전자는 하반기 최대 기대작 ‘LTE 스마트폰’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동시 출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와 팬택 역시 전략 LTE폰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나란히 공급할 계획이다.
단말업체 한 관계자는 “그나마 HTC 등 외산폰 일부를 SK텔레콤이 선점하고 있으나 과거 모든 신종 단말이 SK텔레콤을 먼저 통하던 공식이 깨졌다”며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단말업체의 파워가 커진 측면도 있지만, KT의 ‘아이폰’ 국내 출시로 촉발된 스마트폰 소싱 전쟁에서 SK텔레콤이 이슈를 선점하지 못하고 끌려다니면서 스스로 위상이 떨어진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SK텔레콤과 반대로 ‘만년 꼴찌’ LG유플러스 약진은 돋보인다. LG유플러스는 지난주 2분기 실적발표에서 LTE폰을 비롯해 다양한 스마트기기 출시 전략을 공개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화면 LTE폰은 경쟁사인 SK텔레콤과 거의 비슷한 시점에 내놓겠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아이리버 ‘아이리버패드’ LG전자 쿼터자판 스마트폰 등 틈새 라인업도 소개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그동안 3G 스마트폰에서는 LG유플러스만 주파수가 달라 단말업체가 공급을 꺼려왔지만, LTE는 세계 표준 주파수여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업체 단말도 얼마든지 공급할 수 있다”며 “LTE 전국망이 갖춰지는 내년 7월 이후에는 LG유플러스가 오히려 더 공세적으로 신종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