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수증기로 `水` 만든다

 해수를 식수 등으로 담수화하는데 심해수와 수증기를 결합해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담수생산기술 업체인 엔워러테크(대표 유동호)는 업계 처음으로 대기 상에 있는 자연 수증기와 깊은 바다의 찬물(심해수)을 이용한 담수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현행 담수화 시스템은 증발방식과 역삼투압방식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증발방식은 바닷물을 육지로 끌어올려 화력발전소의 증기열로 끊인 후 배출되는 수증기를 물로 응축시키는 기술이다. 이때 해수를 수증기로 증발시키는데 필요한 기화열 에너지는 물 1톤 생산에 53만9000㎈가 투입되며 원유로는 최소 56리터가 들어간다.

 역삼투압방식은 소금물을 물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삼투막을 이용한 필터링 과정을 거쳐 담수화한다. 증발방식과 달리 기화열은 사용하지 않지만, 고가의 소모품 정수 필터와 해수를 필터에 보내는 압력에 따른 전기에너지가 적지 않게 소요된다.

 엔워러테크의 담수화 시스템은 자연 수증기가 이슬이 되는 것처럼, 아열대 해상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를 바다 밑 찬물을 이용해 냉각하게 된다. 이 시스템은 시추선에서 포집한 수증기와 바다 심층부부터 해수면에 위치한 보온저장탱크까지 연결된 관을 통해 올라온 찬물을 응축기를 통해 액화시킨다.

 이 과정에서 심층 물의 차가운 온도 유지와 수면까지의 신속한 전달을 위해 6m 직경의 관으로 설계했다. 바다 밑과 해수면과의 수압차를 이용한 상승장치와 물분자의 흡착을 강화한 주름형상의 드리핑판을 장착한 수증기 응결장치가 핵심 기술이다. 해저에 설치하는 관의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 한 곳에서도 많은 양의 담수화가 가능해 대량 생산체계를 갖출 수 있다.

 기술을 개발한 심성근 전북테크노파크 원장은 “이 기술은 아직 세계적으로 시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특히 중동지역 홍해에 적용할 경우, 사우디 등 물 부족 국가들과의 전략적 경제협력에도 유리하다”고 밝혔다.

 엔워러테크는 △수증기를 이용한 담수화 장치 △심해수 상승 조절장치 △담수용 수증기 응축장치 등의 국내 특허를 마치고 최근 국제특허 출원 중에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