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기업 86%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의 윤리경영, 친환경경영, 사회공헌 활동이 강조되는 글로벌 기업환경에서 국내 기업들의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66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종합평가에서 86%인 575개 기업에 5등급 중 4등급 이하인 ‘B(취약)’ ‘C(매우 취약)’ 등급을 부여했다고 3일 밝혔다. 그동안 주주 권리보호, 이사회 운영, 공시 등 지배구조(Governance)를 평가해 발표하던 지수를 올해부터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부분까지 확대해 종합 평가했다.
평가에서 국내 상장기업 중 SK텔레콤, KB금융, 하이닉스, 포스코 4곳만 최고 등급인 ‘A+’를 받아 ‘사회적 책임’을 가장 잘 실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 대상의 86%인 575개 기업이 4등급 이하인 ‘B(취약)’와 ‘C(매우 취약)’로 평가됐다. B등급은 전반적으로 기업의 지배구조, 사회, 환경 분야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취약해 각 부분에서 개선이 부분적으로 필요하고 C등급은 이런 개선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업이다. 국내 상장기업 대부분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사회적 책임 취약등급’에 해당되는 셈이다.
전체적으로 활동이 양호한 수준의 A등급 기업은 40곳(6.0%) 정도였다. 사회적 책임 활동이 보통 수준인 ‘B+’ 등급기업도 48곳(7.2%)에 그쳤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지배구조 부문보다 사회, 환경 부문에 대한 책임 의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배구조 부문에서 B등급 이하 기업은 515곳으로 전체의 77.1%였지만 사회 부문은 558곳으로 83.5%, 환경 부문은 87.4%에 달했다.
사회 부문은 근로자 고용조건, 노사관계, 협력사와의 공정거래, 소비자 안전 등을 평가하고 환경 부문은 최고경영자의 친환경경영 의지, 환경경영 계획 수립 여부 등을 평가한다.
각 부문별 A+ 등급은 △지배구조부문 두산, KT, 포스코, 하나금융지주, 하이닉스, KB금융,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14개사 △사회부문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전기, 포스코, 하이닉스, 한국전력, 현대자동차, KB금융, SK네트웍스, SK텔레콤 등 11개사 △환경부문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전자, 제일모직, 포스코, 하이닉스, SKC, SK텔레콤 등 9개사다.
<표> 2011년 유가증권 시장 기업에 대한 ESG 등급 부여 현황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