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을 이기기 위해선 구글을 닮아라.’
중국 최대 검색업체 바이두가 신규 서비스를 발표할 때마다 글로벌 인터넷 공룡 구글을 좇고 있다.
자체 웹 브라우저 ‘바이두 브라우저’ 출시, 음악 서비스 시작, 여행 사이트 인수까지 바이두의 행보는 여러 모로 구글과 닮았다.
의도적인 구글 따라 하기는 아니겠지만 후발주자로서 세계 이용자를 끌어안은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다.
바이두가 지난 19일 자체 웹 브라우저 ‘바이두 브라우저’를 출시하자 대부분의 외신들은 구글 의 브라우저 ‘크롬’과 닮았다는 평을 내놨다.
실제로 ‘바이두 브라우저’는 전체적인 외관과 유저인터페이스(UI)가 흡사 크롬을 연상케 한다. 검색을 기반으로 한 시장 확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주도하는 브라우저 시장에 진출한 전략도 유사하다.
첫 화면에서 애플리케이션과 인기 있는 웹사이트의 주소가 노출된 것은 크롬과 다른 점이다. ‘트레저 볼트’ 섹션을 열면 외부개발자들이 개발한 3만개의 앱, 비디오 게임 등을 설치할 수 있다. 바이두는 이를 향후에는 유료 앱 판매까지 계획하고 있어 앱마켓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다.
브라우저 출시에 이어 바이두는 유니버설, 소니, 워너뮤직 3개 메이저 음반사와 음악 서비스를 위한 저작권 계약을 맺었다. 최근 선보인 음악 검색 서비스 ‘바이두 팅’에서 이용자가 내려받거나 플레이하는 음악에 정당한 이용료를 내겠다는 뜻이다. 저작권자와 협의를 해 불법복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구글은 유튜브 인수 이전에 소니, 유니버설 등의 음반사와 수익 배분을 조건으로 저작권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 바이두는 광고, 유료화 등을 통해 ‘바이두 팅’의 수익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지난달 바이두는 온라인 여행 서비스 취나에 3억600만달러를 투자해 최대 주주가 된 바 있다. 여행 관련 검색을 강화하고 해당분야에서 광고 수익을 늘리겠다는 판단에서였다. 구글이 항공권 예약 및 판매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인 ITA소프트웨어를 인수해 여행 상품 검색 서비스를 시작하려는 것과 흡사하다. 제이콥인터넷펀드의 라이언 제이콥은 “이 역시 바이두가 구글의 발자국을 따라 가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라고 설명했다.
바이두의 2분기 중국내 검색 점유율은 75.9%로 1분기 75.8%보다 소폭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바이두의 성장 요인을 중국시장 폐쇄성에서 찾으면서도, 거대 내수시장을 등에 업고 있는 중국 최대 검색업체의 빠른 변신에 주목하고 있다.
<표>바이두의 구글 따라하기
이수운기자 p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