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진 차` 대주고 지원금까지 상납?…자동차 PPL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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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드라마가 흥행을 하게 되면 그 드라마에 등장한 옷이나, 신발, 모자, 시계, 등의 액세서리는 물론이고 거실에 있는 가구, 전자제품, 인형 등의 소품 하나까지도 큰 화제가 되는 일은 이제 너무나 흔한 일이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여서 인기 드라마에 등장한 자동차가 큰 인기를 얻는 것은 당연하며 판매에까지 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흥행 가능성이 높은 드라마에 자사의 자동차를 노출시키고 싶어 하는 자동차회사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제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PPL(Product in PLacement)이라는 용어가 아직은 생소하던 시절, 국내 수입차 시장도 지금처럼 커지기 전이어서 드라마에 수입차가 등장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시에는 드라마 제작사 측에서 자동차 수입사 쪽에 차량 제공을 요청하면 수입사에서는 큰소리치면서 차를 빌려 주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

 수많은 자동차회사들이 드라마에 자사의 자동차를 노출시키고 싶어 하는 상황이어서 이제는 자동차를 빌려 줄 뿐만 아니라 거액의 제작 지원금까지 얹어 줘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자동차의 비중이 높은 20부작 정도의 드라마에 PPL을 할 경우 제작 지원금은 5억~10억원에 이른다. 물론 사전 협의 과정에서 다양한 조건들과 지원금액에 대한 협상이 이루어진다. 자동차회사 입장에서는 제작 지원금을 일종의 광고비로 보았을 때, 상황에 따라서는 지원 금액 대비 훨씬 높은 광고 효과를 거둘 수도 있어서 PPL 시장은 더욱 더 커져 가고 있다.

 하지만 PPL은 여전히 복권과도 같은 존재다. PPL의 성공은 전적으로 드라마의 성공, 곧 시청률에 달려 있는데, 방송을 타기 전에 시청률을 가늠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명 PD가 감독을 하고, 인기 배우가 출연을 하더라도 시청률에서 고배를 마시는 일이 있는가 하면,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소규모 작품이 대박을 터뜨리는 일도 흔하다.

 그렇다 보니 일부 자동차회사에는 PPL을 전담하는 직원을 따로 두어 PPL 여부를 철저하게 분석할 정도로 PPL에 공을 들이고 있다. PPL 담당 직원은 3개월 단위로 업데이트되는 드라마, 영화, CF 등의 제작 정보를 면밀히 검토해서 제작사 측에 PPL을 제안한다. 물론 제작사 측에서 드라마에 어울리는 차량을 미리 선정해서 자동차회사에 요청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PPL에서는 수입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사회 상류층을 소재로 한 드라마라면 더욱 그렇다. 재벌 2세나 유명 연예인으로 출연하는 배우가 드라마에서 타고 나오기엔 벤츠·BMW·아우디·재규어 같은 차들이 어울리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인지도가 높은 자동차 브랜드는 PPL 기회를 좀 더 쉽게 잡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브랜드라면 더 많은 제작 지원금을 제공하거나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최근에 시선을 끈 자동차 PPL을 살펴보면, ‘시크릿 가든’에서 현빈이 BMW Z4, ‘최고의 사랑’에서 차승원이 인피니티 M, ‘시티헌터’에서 이민호가 현대 벨로스터를 타고 나왔다. 새 드라마 ‘애정만만세’에는 투아렉을 비롯한 폴크스바겐 차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박기돈기자 nodikar@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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