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매각이 반전을 거듭했다. SK그룹이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를 검토한다고 밝힌데 이어 STX는 인수의향서 제출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하이닉스 입찰참여의향서 제출 시한을 이틀 앞두고 하이닉스 인수를 검토했던 현대중공업이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6일 SK그룹은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부인공시가 아닌 “확정된 사실이 없다”며 인수를 검토중임을 공식 밝혔다. STX는 공식보도자료는 내고 “인수의향서 제출을 검토중”이라며 “실사를 마치고 각종 우려사항이 해소되면 중동국부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100% 무차입으로 인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전의 시작은 이날 오전 현대중공업이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하이닉스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5일 오후까지 현대자동차 등을 배제하고 ‘단독 인수 추진’ 가능성을 내비쳤던 현대중공업은 이날 저녁 최고경영진들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전격 결정했다. 하이닉스를 인수하면 상당 기간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한데다가 정치적인 부담이 있다는 대내외적인 의견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러자 STX의 하이닉스 인수설이 나돌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요동치자 한국거래소가 이례적으로 LG·SK·STX·효성·동부CNI 등 6개 대기업들을 상대로 무더기 조회공시를 냈다. 효성·동부·LG그룹이 부인공시를 냈지만 SK와 STX가 막판에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SK그룹과 STX는 현대중공업 외에 인수 가능성을 타진해온 2개 대기업으로 거론돼왔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불참 입장을 밝히면서 채권단 내부에서 하이닉스 매각이 이번에도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며 안도해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불참을 선언하기는 했지만 현대계열사 가운데 한곳이 전격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또 다른 반전을 예고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