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기업들이 인수합병(M&A) 용도로 5조엔(약 6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실탄’을 준비했다. 대지진으로 일본 대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었지만 M&A에 뭉칫돈을 쓰겠다는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는 26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M&A계획 및 자금 규모를 6일 보도했다.
26개 대기업의 M&A 자금은 아사히그룹 8000억엔을 시작으로 도시바 7000억엔, 미쓰비시케미컬홀딩스 5000억엔, 아사히카세이 4500억엔 등 총 5조엔 규모다.
대기업들은 이 자금을 의료와 에너지, 환경 등 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신흥국 시장 확대에 쓸 방침이다. 지진으로 일본 경제가 휘청거렸지만 대기업의 M&A 의지는 꺾이지 않은 점이 주목을 끈다.
도시바와 아사히카세이 등 8개 대기업이 지진 이후에 M&A 자금 확보를 발표했다. 규모는 1조4500억엔에 이른다. 이 신문은 대지진으로 손상을 입은 부품 공급망을 해외로 이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풍부한 여유 자금도 일본 대기업들이 M&A에 눈길을 돌리는 이유 중 하나다. 올해 3월 기준 일본 상장 기업의 보유 자금은 약 69조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대기업의 M&A 열기를 국제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몸집을 불려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내기 위한 포석이라고 내다봤다. 고바야시 요시미츠 미쓰비시케미컬홀딩스 사장은 “글로벌 대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한 M&A는 결코 게을리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금융정보회사 톰슨로이터의 조사를 보면 일본 기업의 2010년 M&A 총액은 3조9000억엔이다. 2005년 2050건을 정점으로 일본 기업의 M&A 건수는 5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표> 일본 대기업 M&A 계획 현황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