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한겨레신문 등 일부 국내 언론들이 일명 스마트폰 최적화 커스텀롬(주문제작 운영체제로 커스터마이즈드 롬의 줄임말, Customized Rom) 중 국내 대표격인 `규혁롬`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5일 국내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인터넷 카페,포털 블로그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한 고등학생이 만든 스마트폰 최적화 프로그램 `규혁롬`이 인기를 끌고 있다.
◆커스터마이즈드 롬은 무엇 =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스마트폰을 가장 최적의 상태로, 자신의 입맛에 맞춰 사용할 수 있는 롬 소프트웨어를 직접 설치해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오래 전부터 활발하다. 실제로 XDA 그룹 등 해외 주요 개발자 커뮤니티에는 오픈소스 기반의 안드로이드를 각 기기들의 성능에 맞게 최적화해 공유하는 사례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속칭 `XDA 버프`라는 이러한 움직임을 염두해 두고 스마트폰 구입을 고민할 정도. 이 개발자 그룹에서는 제조사들이 버전업에 머뭇거릴 때 이미 비공식 새 운영체제를 내 놓는 등 움직임이 활발하다. 제조사들이 제공하는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패키지에 불만족한 전문가들과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자구책인 셈이다. 삼성전자도 최근 자사 폰에 최적화된 안드로드롬 해외 개발자에게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 http://www.etnews.com/201106220187 하는 등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규혁롬에 쏠린 관심 = 규혁롬 역시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운영체제(OS) 환경에서 벗어나 맞춤형 초기 상태를 구현하게 해주는 커스텀롬의 일종이다. 토종 커스텀롬 중에서는 단연 최고의 인기다. 제조사에서 제공한 롬을 걷어내고 커스텀롬을 설치해 사용하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프로그램 등을 선별해 삭제하거나 구동 방식을 바꾸고, 관련 기능을 가능케 해 사실상 스마트폰 기능을 향상시켜 준다.
신문은 "규혁롬 열풍이 불게 된 데는 지난해 출시된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모토로이를 최적화시킨 `모토로이 규혁롬`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하드웨어에 최적화해 메모리 공간을 크게 늘려주고 속도도 높여주었더니 모토로라가 내놓은 업그레이드 프로그램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탔기 때문. 지난 5월에는 8700여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포털 커뮤니티 `LG 옵티머스2X 포럼`이 옵티머스2X용 규혁롬 개발을 의뢰했을 정도다.
규혁롬을 개발한 이규혁(18, 고3) 군은 인터뷰에서 "이번 주 토요일(9일)에 옵티머스2X의 첫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기기는 좋은데 불필요한 것들이 많이 깔려 있었다"고 말했다.
규혁롬의 존재가 대중에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달 말 다른 매체에서도 규혁롬에 쏠린 관심에 대해 자세히 다뤘다. 당시 신문은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자사의 서비스를 위해 심어놓은 프로그램 상당수를 삭제하고 사용자 요구에 맞게 소프트웨어를 수정한 결과"라며 "이군은 몇년전부터 삼성 블랙잭, 미라지, 옴니아1·2 등의 스마트폰용 롬을 만들어 배포해왔는데, 옵티머스2X 카페에서 모금을 벌여 ‘옵티머스용 규혁롬’을 부탁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최적화된 안드로이드 롬을 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나 LG전자 홍보팀 관계자들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름은 알고 있지만 회사 차원에서 특별히 할 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기사가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국내 굴지의 스마트폰 제조사는 무얼하고 있단 말인가" "삼성 LG는 입이 백개라도 규혁롬에게 할말이 없을 것이다" "참 부럽고 대단한 학생이다" "새로 만들어 낸 것은 없겠지만, 최적화도 능력이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일부에서는 "삼성 엘지 프로그래머가 못 만들어서 그런건 아닐것이다. 윗선에서 요구하는 것이 많기 때문인 듯 하다" "규혁롬은 여기저기 있는 소스들 가져다 쓴 것이라, 실제 처음부터 알고리즘을 짜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라는 의견을 내 놓기도 했다.
한편, 이규혁군은 지금까지 롬 개발로 받은 네티즌 기부금을 굿네이버스에 전액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규혁롬 공식 블로그는 http://a931004.co.cc/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tre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