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시스템, 끝내 공전소 사업 접다

 9호 공인전자문서보관소(이하 공전소) 예비 사업자로 주목받았던 IBK시스템이 최근 공전소 사업의 잠정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자화문서(스캔문서)를 인정하지 않는 금융위원회의 일관된 태도와 법무부의 전자거래기본법 개정안 내용 수정으로 더 이상 사업 진행이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본지 6월 7일자 10면 참조

 3일 복수의 공전소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IBK시스템은 2주 전 내부적으로 공전소 사업 중단을 결정하고 공전소사업팀을 해체했다. 또 프로젝트 주사업자인 KTNET 측에 사업 중단을 알리는 공문을 발송했다.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컨설팅과 1단계 시스템 개발까지 끝마친 상태라 이번 사업을 진행해온 관계자들의 아쉬움이 더 컸다는 후문이다. IBK시스템은 사업 중단으로 물질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기회비용 손실, 그보다 더 큰 정성적인 피해를 입게 됐다. IBK시스템뿐만 아니라 주사업자인 KTNET 역시 적잖은 손실을 입게 됐다.

 하지만 IBK시스템의 사업 중단은 단지 IBK시스템과 KTNET 두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공전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공전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모든 회사들이 이 같은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2007년 1호 사업자가 나온 이래 8개 공전소 사업자들이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 이면에는 정부 부처와 관계기관의 복잡한 이해관계 및 정치논리가 얽혀 있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녹색위원회 발표대회에 참여한 부처·기관들이 전자문서 확산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합의했지만 금융위원회는 전자화문서의 원본인정에 법 개정이라는 전제를 달았다”며 “이에 따라 모든 공전소 사업자들이 법 개정만을 기다려 왔는데 법무부가 지식경제부의 전자거래기본법 개정안을 대폭 수정함에 따라 남은 희망마저 사라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5월 법무부는 전자거래기본법 개정안 가운데 핵심 내용인 전자화문서의 원본 효력 인정, 원본문서 폐기 등의 항목을 삭제토록 했다. 공전소 사업자들에겐 전혀 실효가 없는 개정안이 현재 법제처 심의를 거치고 있는 것이다. 이르면 올 8월 국무회의에 상정돼 국회를 통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전소 사업은 정부가 앞장서서 민간 시장을 망쳐놓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라며 “부처의 이익만 생각하는 부처·기관 이기주의와 미온적인 태도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전소 사업을 주도해온 지경부 관계자는 “이번 법 개정안은 법무부의 의견에 따라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이후에도 공전소 사업자들을 위한 추가 법 개정을 법무부와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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