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된 ‘셧다운제’ 하위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실명확인 및 본인인증 강화 등 게임산업 규제정책이 한층 구체화됐다.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 대표발의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수정 가결됐다.
새로 신설된 내용은 사업자를 대상으로 게임과몰입에 대한 예방조치를 의무화했으며, 예방조치가 충분치 않을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명시했다. △회원가입 시 실명, 연령 확인 및 본인인증 △청소년 회원가입 시 친권자 및 법정대리인 동의 확보 △청소년 본인 및 법정대리인 요청 시 게임이용방법 및 시간제한 △게임 이용내역 및 결제내역 고지 △주의문구 및 이용시간 경과표시의 의무를 뒀다.
이 법안은 지난 3월 문화관광체육부와 여성가족부가 강제 셧다운제를 골자로 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두고 힘겨루기를 거듭하던 당시 만들어졌다. 양 부처의 대립이 장기화되면서 결국 강제 셧다운제의 취지를 청소년보호법에 담고, 구체적 대상과 평가절차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담기로 양 부처는 합의했다.
하루 앞서 여성가족부의 청소년보호법이 법사위를 통과됐고, 게임법은 한선교 의원에 의해 새로 발의되는 과정을 거치며 뒤늦게 6월 국회를 통과했다.
양 부처가 합의한 대로 규제의 주체를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로 명시했고 셧다운제의 구체적인 대상이나 평가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담았다. 이 법은 공포 6개월 후부터 시행된다.
법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게임 업계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양 부처의 갈등 때문에 진흥은 사라지고 규제만 남은 ‘누더기 법안’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게임과몰입을 문제 삼아 선택적 셧다운제의 도입과 치료·예방센터 재원 마련을 강제화한 규제 법안이라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진흥이라는 명목만 있을 뿐 법안 전체가 규제 내용으로 점철되어 있다”면서 “양 부처가 규제를 놓고 씨름하면서 산업진흥의 취지는 사라지고 실명인증, 본인확인 등 강력한 독소조항만 추가된 셈”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강제 셧다운제 취지를 담은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헌법소원으로 무력화되더라도 실질적인 규제방법 및 절차를 담은 게임법이 남아있는 한 규제는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주무부처인 문화부에서 추진하는 법안인 만큼 헌법소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