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4년 12월 7일 서울 아현동 가스폭발 사고. 사망 12명에 부상자 101명, 건물 124동과 차량 92대가 파손됐다. 1995년 4월 18일 대구 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 사고로 101명이 사망했고 145명이 부상을 입었다. 차량 150대가 파손되고 건물 80여 채가 파괴됐다. 가스배관에서 누출된 가스에 불이 붙으면서 일어난 사고로 모두 부주의에 의한 것이다. 불과 15~16년 전의 일이다. 안일했던 국내 가스안전 점검에 경종을 울린 사건이었다. 이후 점검 방식과 기술, 인력 등 모든 게 변했다. 특히 한국가스안전공사의 변화는 국내 가스안전 수준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국내 가스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가스안전공사의 변신 노력과 비전에 대해 짚어본다.
2009년 전체 가스사고는 2008년 대비 31% 줄어들었다. 1974년 가스안전공사 창사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지난해는 전년보다 가스사고가 10%나 더 감소했다.
올해는 더 줄었다.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가량 줄었다. 이는 가스안전관리 사각지대를 심층 분석, 효율적인 예방책을 마련해 추진한 결과라고 가스안전공사는 판단한다.
일례로 가스사고의 70%를 차지하는 LP가스시설의 사고를 줄이기 위해 2009년 초부터 LPG판매점 및 고압가스저장시설 1만여 곳에 대한 사고예방 활동을 강화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초 유형별 10대 가스사고 예방 추진과제인 ‘가스사고 예방 액션플랜(Action Plan) 2010’을 마련하기도 했다.
올해는 최우선 역점 사업으로 서민층 및 소외계층을 위한 불량 가스시설을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에 159억원의 예산을 책정, 기초생활수급자 9만여 가구의 낡은 LPG호스를 금속배관으로 무료 교체하고, 사회복지시설 3만여 개소도 점검해 부적합 시설을 개선해주고 있다.
가스안전공사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사업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안전장치 무료 보급 사업을 3000가구에서 5000가구로 늘리는 등 고령자의 가스사고 예방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2012년부터 향후 4년간 차상위 계층 89만 가구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재원을 확보하고자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이에 따른 후진국형 가스사고 예방은 연간 7000억~8000억원의 사회·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은 물론이고 시설개선 사업으로 연간 약 13만 명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공사는 기대하고 있다. 이는 가스사고 예방활동이 우리 경제발전에도 아주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가스안전공사는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2015년까지 가스안전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사고발생 건수를 50% 저감시키겠다는 목표를 앞당겨 올해 안에 달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환규 가스안전공사 사장은 “올해는 가스사고 예방을 위해 서민층 가스시설 개선사업을 본격 확대하는 중요한 해”라며 “임기가 끝나는 11월까지 가스사고 50%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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