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바이오매스 연료를 놓고 환경부와 발전사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바이오매스의 연료사용 허용을 요구하는 발전사에 2012년 폐기물관리법 개정 등을 기다리라는 환경부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지식경제부는 외국에서 바이오매스의 에너지원으로 인정받는 폐기물 품목에 대해 국내에서도 인정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히는 내용을 담은 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는 배경은 발전사들이 당장 내년에 시작되는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에서 바이오매스 발전소와 화력발전소에 ‘바이오매스 혼소발전’ 시 연료 수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다.
지금까지는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팜열매껍질(PKS:Palm Kernel Shell) 등 다양한 바이오매스 자원이 국내에서는 폐기물로 규정돼 이를 도입할 검토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지경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수입 바이오매스 연료를 신재생에너지원으로 포함할 계획이다.
문제는 환경부의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폐기물 소각설비’가 없으면 연료로 쓸 수 없다. 바이오매스 연료라고 수입해도 정작 발전소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발전사 한 관계자는 “PKS는 목재펠릿 원료인 임업부산물과 별반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부 측에서 폐기물관리법의 예외조항을 추가하지 않으면 폐기물소각시설이 아닌 일반 발전소에서는 이를 연료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발전사들이 PKS를 폐기물소각설비 개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사용하겠다는 것은 시멘트업계에서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소각장을 개보수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형평성이 어긋난다”며 “발전사는 최대한 비용을 적게 소모하며 RPS상 1.5라는 높은 가중치를 갖고 있는 PKS를 혼소발전 연료로 사용하고 싶은 것”이라며 이기주의적인 주장이라고 평가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8월 말레이시아 현지 조사를 통해 PKS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가공·세척·보관·관리 등을 철저히 검토하고 이 외에 왕겨 등 다른 폐기물과 함께 연료사용이 가능토록 폐기물관리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8월까지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을 만들어 공청회를 열면 내년 8월께에는 법이 발효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규석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발전사들의 입장은 이해할 수 있으나 환경부에서는 국내 폐기물 처리보다 외국의 폐기물 수입을 장려하게 되는 이번 사안에 대해 예외조항을 만들어가며 협조할 수는 없다”며 “RPS에서 국내 폐기물에 가중치 0.5, 수입폐기물이 주류인 바이오매스에 1.5를 책정한 것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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