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공사업계의 무분별한 페어퍼컴퍼니 양산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국내 전기공사업 시장규모는 19조4800억원 중 민간 발주금액은 11조2789억원(57.9%)이다. 공공기관을 포함한 전체 공사건수는 74만3087건이다. 하지만 공사업체에게는 낮은 이익의 민간발주 보다는 안정적인 사업성과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공공발주가 더욱 매력적이다.
전기공사업체 한 사장는 “민간기업(대기업 포함) 발주금액은 인건비를 20% 밖에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공공기관 입찰은 평균 인건비를 85%까지 지급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전기공사업체들이 무리하게 업체수를 늘리면서까지 공공사업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업체 수 늘리기가 가능했던 이유로 정부 공공기관 입찰시스템을 꼽았다. 현재 입찰은 일정기준의 실적과 제안가격 등 해당 요건만 갖추면 그 다음은 ‘로또’식으로 업체를 최종 선정하기 때문에 한 기업보다는 다수의 업체를 가진 회사가 낙찰될 확률이 높은 당연한 것이다.
미국 등 해외의 경우는 전기공사 입찰 시 업체의 재무상태, 시공경험, 인력, 사업전략을 엄격하게 심사한다. 사업전략만을 제외하고는 전부 정적인 근거를 심사하고 사업전략 항목만 업체의 사업 의지를 평가하게 된다. 특히 시공경험에서 최대공사 중 실제 참여한 부분만 정확하게 심사해 반영한다. 특히 대규모나 고난이도 공사 등의 특수실적은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
하지만 국내는 공사수주 실적을 집중 심사하기 때문에 불법 합병으로 페이퍼 컴퍼니 서류를 꾸밀 수 있는 허점이 있다.
또한 전기공사업의 등록기준이 허술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전기기사 등의 자격증 소지자와 공사에 필요한 해당 장비와 시설 등으로 공사업체로 등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업체들은 필요한 등록서류를 제대로 갖추기 보다는 업체나 개인으로부터 빌려 등록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결국 정부 공공기관 입찰제도와 전기공사업의 등록기준 완화가 업체 수 증가를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전기공사협회 관계자는 “입찰제도와 보다 엄격한 등록기준 등 정부의 제도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런 변칙은 건설, 통신 등 시설공사업계에 공통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우리(전기공사) 업계만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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