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4년부터는 4만원을 호가하는 애플 충전기를 분실해도 새로 구매할 필요 없이 타사 충전기를 그대로 쓸 수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제조사별로 다른 충전방식을 하나로 통일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인이 휴대폰을 보유한 상황에서 충전기가 서로 호환되지 않아 소비자 불편을 초래하고 환경 공해를 유발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6일 ITU의 결정에 따라 오는 2014년부터 휴대폰 국제 표준 충전 단자방식을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국산 스마트폰에 적용 중인 마이크로 USB 방식으로 통합된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휴대폰 표준 충전 단자는 전 세계적으로 마이크로USB, 20핀, 30핀, 미니USB, 2㎜ 배럴 등 5가지가 있다.
ITU는 미니USB방식을 국가 기술 표준으로 정한 중국과 30핀 방식을 적용한 애플을 제외하면 대다수 휴대폰 제조사들이 마이크로USB를 표준 충전방식으로 택했다는 점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사 충전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타사 충전방식과 호환되는 젠더를 이용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가령 아이폰 이용자는 마이크로USB와 30핀이 호환되는 젠더를 시장에 선보여야 하는 것이다.
환경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충전기 재활용도를 높이면 1년에 평균 9000억원가량의 자원을 절약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조치는 권고사안에 불과해 애플 등 휴대폰 제조사들이 어느 정도까지 따를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 송상훈 녹색기술팀장은 “이번 ITU 권고로 전 세계 어디서나 손쉽게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 편익이 확대되고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등 녹색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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