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피 다운… 정보유출 가능성
"우리가 했다" 대담하게 밝혀
소니와 닌텐도, 미국 공영방송 PBS 웹사이트를 해킹했던 `룰즈섹(LulzSec)`이 미 상원과 연방수사국(FBI) 애틀랜타 지부에 이어 중앙정보국(CIA)의 홈페이지까지 공격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 "룰즈섹의 해킹으로 CIA 홈페이지가 전날 오후 6시경부터 2시간가량 접속이 차단됐다"고 전했다. 룰즈섹은 접속이 끊기기 10여 분 전 트위터에 `CIA 홈페이지, 탱고다운(Tango Down·교전 중 목표물 사살)`이란 글을 남겨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혔다.
CIA는 이날 공격에 대해 "잠깐 접속이 어려웠을 뿐 특별한 정보가 유출되진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이버보안 전문가 리처드 스티넌 씨는 "만약 룰즈섹이 `확실하게` 뚫었다면 앞으로 CIA 세부 조직원까지 파악할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룰즈섹의 해킹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정체는 안갯속이다. `룰즈 시큐리티(Lulz Security)`란 풀 네임은 `LOL(laugh out loud)`을 변형한 룰즈와 `보안`을 합친 말. LOL은 국내 인터넷 용어 `ㅋㅋㅋ`와 비슷한 용도로 "보안, 웃기시네"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다. FBI가 수배령을 내리고 뒤쫓고 있지만, 주축이 4명이란 소문 외엔 알려진 게 없다.
전문 해커와 달리 이들은 돈엔 별 관심이 없다. 최근 경제전문지 포브스와의 인터넷 채팅 인터뷰에서 해킹 목적을 묻는 질문에 "즐거움과 웃음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PBS를 해킹한 뒤 "(1996년 사망한) 유명 래퍼 `투팍(2pac)`이 살아있다"는 농담을 남기기도 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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