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다음달 말 진행될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가 `무늬만 경매제`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경매에 부칠 3개 주파수 대역을 마련하면서 경매에 참여하는 통신 3사가 나눠가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을 붙여 정부 수입을 늘리고 주파수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겠다는 경매제의 애초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방통위는 다음주 위원회 전체회의에 올라갈 주파수 경매안에 기존 예정됐던 주파수 외에 800㎒ 대역을 매물로 추가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800㎒ 대역은 KT파워텔이 사용 중인 주파수 중 일부를 회수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매 대상 주파수는 2.1㎓ 대역 20㎒, 1.8㎓ 대역 20㎒, 800㎒ 대역 10㎒ 등 3개 대역 50㎒로 늘어나게 된다.
김정삼 방통위 주파수정책과장은 "기존 경매 대상 대역 외에 800㎒ 대역 추가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통신사들이 주파수 부족 현상에 시달리는 만큼 더 많은 주파수를 발굴해 공급하는 것이 국민 편익 면에서 옳은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파수 경매에 800㎒가 추가되면서 주파수 경매제가 `경쟁 없는 경매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3개 대역을 3사에 하나씩 나눠주는 결론을 낸다면 기존 방식인 주파수 심사할당제(정부가 심사를 통해 주파수 받을 사업자를 정하는 방식)나 대가할당제(정부가 주파수 받을 사업자를 정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받는 방식)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현재 방통위는 2.1㎓의 경우 SK텔레콤이나 KT가 경매에 들어오지 못하게 진입제한을 해 LG유플러스 쪽으로 유도하고, 1.8㎓는 이 대역을 반납했던 KT가 되가져가는 카드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럽게 추가되는 800㎒는 SK텔레콤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또 총 50㎒에 이르는 대역을 10㎒씩 쪼개 경매에 부칠 수도 있다. 이 경우도 주파수를 `더 필요로 하는 사업자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가져가게 하겠다`는 경매 취지가 무색해진다. 방통위가 `시장경쟁`이 아닌 `관리경쟁`을 노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낙찰 경쟁을 통해 기존 주파수 정책에서보다 높은 수익을 얻어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던 방통위 계획도 틀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통사들은 주판알을 굴리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3사 모두 2.1㎓ 대역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
SK텔레콤은 800㎒ 대역의 2G 가입자 900만명을 2.1㎓ 대역으로 전환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2.1㎓ 대역 추가 주파수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역시 많은 글로벌 사업자들이 사용하는 2.1㎓ 주파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KT도 1순위는 2.1㎓라며 후순위로 1.8㎓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 첫 시행되는 주파수 경매제는 다음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경매 주파수 대역과 방식을 확정한 후 1개월간의 공고 후 이르면 7월 말 경매를 할 예정이다.
[매일경제 황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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