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SK에너지와 SK텔레콤[017670] 등 핵심 계열사들을 잇따라 분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올해 초 핵심 계열사인 SK에너지를 SK이노베이션[096770]과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로 분할한 데 이어 최근 또다른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도 플랫폼 부문을 따로 떼어내 별도의 자회사로 만들기로 했다.
지난 4월 초에는 생명과학 전문회사인 SK바이오팜을 지주회사인 SK㈜에서 따로 떼어내 별도의 독립법인으로 출범시켰다.
SK그룹은 이처럼 주요 계열사들을 잇따라 분사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각 사별 책임경영과 스피드경영을 강화하기 위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각 사업부문이 커다란 조직 내에 묶여있을 때는 의사결정이 신속하지 못하고 덩치가 큰 다른 사업부문에 `묻어가려는` 경향이 있는 데 반해 성격이 다른 사업부문을 떼어내 별도의 회사로 만들 경우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실적에 따른 책임소재가 분명해져 각 사별로 책임경영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또 분사를 하게 되면 고위직을 중심으로 인사적체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고 해외 전문업체와의 합작이나 조인트벤처 설립 등이 쉬워지는 효과도 있다고 SK는 설명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는 각 사별로 기업공개(IPO)를 할 경우 기업규모도 키울 수 있고 그룹 전체의 덩치도 커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SK는 덧붙였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SK㈜의 10년 전 주가는 4만~5만원대에 불과했으나 회사를 분할한 지금 SK이노베이션과 지주회사인 SK㈜의 주가는 18만~22만원대까지 치솟은 상태다.
SK 관계자는 "분사를 통해 각 사별 책임경영과 스피드경영을 강화할 경우 회사 가치가 높아지고 기업경쟁력이 강화되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선친인 최종현 회장에게서 경영권을 물려받은 최태원 회장이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정착시키기 위해 주요 계열사의 분사를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젊고 유능한 전문경영인들에게 각 사별 책임경영을 맡김으로써 면밀히 능력을 평가한 뒤 최태원·재원 형제가 중심이 된 SK의 2세 경영체제를 함께 이끌어갈 차세대 진용(陣容)을 갖추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이 같은 구상에 근접한 인물로는 SK G&G추진단의 유정준 사장과 분사되는 SK텔레콤의 플랫폼 부문을 이끌게 될 SK텔레콤의 서진우 사장, SK네트웍스[001740] E&C 컴퍼니의 김태진 사장, SK건설 경영지원담당인 조기행 사장 등이 꼽히고 있다.
이들은 모두 최 회장과 비슷한 50대 초반의 젊은 경영인들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은 핵심 계열사 분사를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자신과 함께 세대교체를 이끌어갈 젊은 전문경영인들의 능력을 시험해보려는 것 같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살아남는 인물들이 최씨 형제와 함께 `뉴 SK`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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