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스페인 등 세계 각국이 해커 집단인 어나니머스(Anonymous) 조직원들을 체포했다. 하지만 이들은 극히 일부분이다. 남은 멤버들은 다음 목표를 향해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나니머스가 점조직 형태로 활동하고 있어 ‘일망타진’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다.
1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터키 당국은 어나니머스와 관련된 해커 32명을 구금했다. 이들 32명은 인터넷 감시 장치를 도입하려는 터키 정부에 반대해 터키 총리와 의회 웹사이트를 목표로 한 해킹을 계획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스페인 정부는 어나니머스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스페인 경찰 측은 “체포된 30~32세 해커들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온라인 쇼핑몰을 비롯해 스페인 대형은행인 BBVA와 이탈리아 전력기업 에넬 등의 전산 시스템에 침입했다”고 밝혔다.
어나니머스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도 미국과 영국에서 비슷한 형태의 해킹을 했었다. 이들은 민간 부문 외에도 이란, 이집트, 리비아, 알제리 등 정부 시스템도 해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최근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와 갈등을 빚고 있는 기업들의 웹사이트에 과부하를 걸어 여러 차례 다운시킨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잡힌 이들은 극히 일부라는 의견이다. 노트르담 대학의 존 다시 정보기술학 교수는 “해커들은 은둔생활을 하는 데다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번 해커 집단이 체포됐다 하더라도 어나니머스 조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조직원들은 다음 목표에 관련한 언급을 하는 등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어나니머스는 터키에서 32명이 구금되자마자 유튜브를 통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 버냉키 의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14일 사이트 총 공격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미국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수 조달러의 국민 세금을 운용하고 있으면서 경제 위기를 다른 주체에게 떠 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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