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조 골프존, 벤처 신화를 쓰다

Photo Image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골프존 사업 개요

코스닥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기업이 있다. 주인공은 국내 스크린골프 업계를 평정한 골프존이다. 새내기 기업이지만 상장 첫날 이 회사 시가총액은 무려 1조원이 넘었다. 코스닥 기업이 상장 첫날 시가총액 1조원을 넘어선 것은 11년 만에 처음이다. 골프존의 벤처 신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4~5년 후에는 1조원대 매출 기업 명단에도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글로벌 골프 전문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하고 있는 김영찬 골프존 사장을 만나 경영철학과 성공 비결, 향후 사업 계획 등을 들어봤다.<편집자주>



“사실 창업 당시에는 이렇게까지 성장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노후 소일거리로 시작한 사업이었는데 당시 시장에서 스크린 골프방이라는 요구가 생기면서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김 사장은 회사의 성공 비결로 골프와 IT, 문화를 결합한 사업모델과 시장의 요구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삼성전자에서 사업부장까지 지낸 그는 2000년 자신이 평소 좋아했던 골프에 IT 노하우를 접목시켜 골프존을 창업했다.

연습장과 골프장에서 느끼는 골프가 전혀 다르다는 지인들의 말에 착안, 필드에 나가기 전 실전 경험을 할 수 있는 골프 시뮬레이터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아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 이후 전국에 골프방 열풍까지 불면서 회사는 날로 성장했다.

골프 시뮬레이터라는 단순한 제조기업이 아니라 문화기업이라는 점도 골프존만의 차별화된 성공 요인이다.

“만약 골프존이 제조회사라면 업의 개념이 시뮬레이터 제조여야 하겠지요. 하지만 우리의 사업 영역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골프 시뮬레이터나 유사한 상품을 개발해 인프라를 만들고, 이들을 온라인으로 네트워크화해 또 다른 서비스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골프웨어, 골프기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얹어 골프문화라는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 가고 있지요.”

이처럼 시대 흐름에 맞는 사업 모델과 시장 요구에 힘입어 골프존은 지난해 2000억원대(계열사 포함) 매출 기업 반열에 올랐다. 첫 매출액 20억원의 100배에 달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다.

“정도 경영(투명 · 윤리 · 순리경영)과 가치경영(창조경영, 통찰력, 인재경영), 나눔 경영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는 IT 벤처기업이 아닌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문화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것입니다.”

김 사장은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퍼팅이듯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며 인성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그는 “아무리 우수한 인재라 해도 기본적인 인성을 갖추지 않으면 회사에 적합한 인재로 보지 않는다”며 “회사 미래를 책임질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스닥 상장은 그에게 큰 의미를 지닌다.

김 사장은 “상장을 통해 회사가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무엇보다 기업 신인도가 높아졌을 뿐 아니라 회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스크린골프는 회사의 사업 영역 중 하나일 뿐입니다. 토털 골프 문화 기업을 표방하면서 이미 몇 년 전부터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준비해 왔고, 실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김 사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차세대 사업으로 온라인 네트워크 서비스와 콘텐츠 사업을 꼽았다. 스크린골프, 골프드라이빙레인지(GDR)와 같은 공간을 온라인으로 네트워크화하고, 골프용품 유통 및 미디어 홍보 등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통해 토털 골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사업 영역을 표준화해 전 세계 시장으로 확산시켜 가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국내 스크린골프 시장이 포화상태에 놓여 향후 기업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사실 코스닥 상장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지만,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있는 사업 모델을 발굴해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현재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하드웨어 판매 비중을 점차 줄이고, 네크워크를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 매출 비중을 높여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계획대로라면 하드웨어와 온라인 네트워크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매출 비중이 내년에는 5 대 5로 같아지고, 2013년에는 3 대 7로 역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골프존이 기존 제조기업 형태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완벽하게 변신함을 의미한다.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일본과 중국 법인을 통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골프존은 올 하반기에는 캐나다에도 법인을 설립해 미국과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골프존을 스타벅스 이상의 새로운 한류 공간으로 만들려 합니다. 태극문양, 천하대장군, 하루방 등 다양한 우리의 문화를 골프존 코스에 접목해 세계 시장에 널리 알리겠습니다. 9년 후인 2020년에는 글로벌 1위의 골프 문화 기업으로 당당히 서겠습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