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리더]이상만 대한항공 정보시스템실장(상무)

Photo Image
<정보화 사령탑> 대한항공 정보시스템실장.

 대한항공이 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해 대고객 IT 체계를 전면 재설계한다.

 핵심은 1000여억 원의 투자가 이뤄지는 ‘신 여객 시스템’ 도입이다. 검토 기간만 5년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올해 시스템 구축에 착수해 향후 3년간 계속될 대단위 사업이다. 발권·예약·운송 등 소비자들이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사실상 모든 업무를 담당할 시스템이기 때문에 회사의 역량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 시스템 도입을 위해 이달 200명에 가까운 인력을 투입,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대한항공의 정보시스템실은 그 어느 때 보다 분주하다. 사상 최대 규모의 TF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상만 정보시스템실 상무의 각오는 단호하다.

 이 상무는 “지금껏 보유하고 있던 시스템으로 향후 10~20년을 더 운영한다는 것은 대한항공의 비즈니스 성장과 서비스 혁신에 도움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명품 항공사’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열린 시스템 환경을 기반으로 시스템 유연성을 갖추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궁긍적 목표”라고 말했다.

 ◇2014년까지 新 여객 시스템 완성=이 상무가 말한 열린 시스템이란, 새로운 기술과 기능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이 상무는 “2014년이면 차별화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서비스 개선 요소와 효율성을 높여 설계할 것”이라며 “아마데우스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대한항공의 특화된 서비스를 구현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대한항공이 이번에 신여객시스템 구축을 위해 도입하게 되는 아마데우스의 ‘알테아(Altea)’ 시스템은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 등 굴지 항공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클라우드 개념의 여객 시스템이다. 아마데우스 소유의 독일 뮌헨 소재 데이터센터에서 가동되는 시스템이 전 세계 각 항공사들의 요구에 맞춰 개발 및 운영되며, 각 항공사가 이용한 만큼의 ‘사용료’가 책정되는 방식이다.

 한국IBM과 데이터센터 및 IT 인프라 운영을 위한 아웃소싱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서버 등 하드웨어 영역의 IT 자산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미 하드웨어 부문에 ‘프라이빗 클라우드’ 개념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는 대한항공이 이번 계기를 통해 또 한번 클라우드 혁신에 나서게 된 셈이다.

 이 상무는 “기존 시스템은 대한항공이 자체적으로 개발해 1991년도부터 운영해 온 것으로, 신뢰성은 높으나 신기술에 대한 대응이 늦다는 단점이 있다”며 “이번에 새로 도입하는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좋은 기능을 빠르게 발전시키고 우수한 사례를 수시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발 위험에 대한 부담을 덜면서 서비스 수준은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향후 3년간 4개 과제 중점 추진=이 신여객시스템 도입은 △대한항공 맞춤형 알테아 시스템 개발 △대한항공만의 특화된 시스템 구현 △새로 구축되는 시스템의 인터페이스 최적화 △고객 서비스 DB & 통합 미들웨어 구축 등 크게 4가지 카테고리로 추진된다.

 첫 번째 과제인 대한항공 맞춤형 알테아 시스템 개발이란, 이미 패키지화된 알테아 여객 시스템의 각 기능을 대한항공의 각 서비스와 연계하는 작업이다. 이 상무는 “마치 전사자원관리(ERP) 패키지를 구입해 기업의 내부 사정에 맞춰 최적화하듯이 우리의 서비스들과 알테아 시스템을 매치시키는 작업”이라고 비유했다.

 대한항공만의 특화된 시스템을 개발하는 두 번째 과제도 중요하다. 아마데우스가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대한항공만이 가진 고유 기능을 개발하는 작업이다. 향후 차별화된 대고객 서비스의 주역이 되겠다는 각오를 반영한 것으로 아마데우스의 전문가들과 공동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세 번째 과제는 어떤 데이터 및 시스템과도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인터페이스’ 작업이다. 거의 모든 사내 시스템과의 연계가 이뤄지기 때문에 ‘잇는’ 작업만 해도 웬만한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이상으로 추진 규모가 방대하다.

 네 번째 과제는 대한항공의 자체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작업이다. 신여객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들에 대해 대한항공이 직접 DB를 확보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이 DB를 마케팅·고객 서비스 등에 활용하고 서비스 수준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여객시스템은 아마데우스의 데이터센터에 있지만 이 DB를 위한 인프라는 대한항공이 운영하면서 실시간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게 된다.

 이 상무는 “전략적 계획 수립을 위한 종합적 DB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이 정보를 기반으로 마케팅 및 서비스 부서에서 창의적 서비스도 구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든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통합 미들웨어 플랫폼을 구축 작업도 함께 진행된다. 이 상무는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 개념을 접목한 웹서비스 개발도 추진하는 등 유연성에 중점을 둔 신기술 도입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성공적 ERP 가동으로 경영 관리 ‘한 눈에’=대한항공의 대표적 대고객 시스템이 여객 시스템이라면, 임직원들의 업무를 위한 핵심 시스템은 무엇보다 ERP 시스템이다. 대한항공은 2007년부터 오라클 패키지를 기반으로 ERP 시스템 개발에 착수해 지난 1월 완료했다.

 구축 기간만 5년이 걸리고 투입 금액이 약 1000억 원에 달한다. 노선과 항공편 별 수익이 일목요연하게 파악됨은 물론 원가와 매출 등 재무 관리 속도가 빨라진 점이 가장 큰 효과다. 기내식 등 다양한 서비스와 운항계획이 연계돼 효율적 원가관리가 가능해졌다. 정확한 재무 데이터를 근간으로 임원들의 전략적 의사결정이 가능해지면서 장·단기적 경영 목표에 맞춰 대한항공의 비전을 현실화할 최강의 무기가 갖춘 셈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그간 ERP 구축에 집중했던 역량을 올 초 이래 대외 고객 서비스 부문으로 이관하면서 새로운 대장정의 서막을 열고 있는 것이다.

 이 상무는 “ERP 구축은 사내 인프라의 고도화 차원으로 진행된 것으로, 이번 신여객시스템 구축이 완성되면 안팎으로 한 단계 성숙한 대한항공의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상만 정보시스템실 상무 프로필

 한양대를 졸업한 이후 1981년 대한항공의 전산 개발자로 입사했다. 이후 20여 년간을 정보시스템 실무에 몸 담아오다 2004년 정보시스템 실장직을 맡으면서 CIO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후 지금까지 IT 부문을 총괄하고 사내 ERP 구축 작업 등을 지휘, IT 인프라의 효율화 작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Photo Image
대한항공 CIO
Photo Image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