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중 일시적으로 수신 상태가 불량해져 정상적으로 통화를 할 수 없는 ‘통화절단’ 상황에도 이동통신사업자가 요금을 매겨 1년에 220억원가량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을동 미래희망연대 의원은 “방통위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평균 2억만건 이상의 통화 끊김 현상이 발생한다”며 “비용으로 산출하면 연간 220억원에 달해 이통사들이 이용자들에게 부당하게 요금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지가 김을동 의원실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3G망에서 통화 절단 건수는 1억4500만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동안 2G망에서의 통화 절단 건수는 20% 수준인 2757만건에 불과해 3G망의 통화 품질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의원실은 통화 절단 1건당 1분 이상 과금이 지속될 것으로 가정해 3G망에서만 최소 220억원을 오과금했으며, 2G망을 포함하는 경우 300억원 이상이 불필요하게 과금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10초 미만의 통화는 요금에서 처리 안 되기 때문에 이득 수준은 생각보다는 적을 것”이라며 “통화 끊김 현상으로 이통사들이 부당하게 이득을 보고 있는지 추적해 그런 현상이 발견된다면 개선하겠다”고 했다.
통신사업자는 초당 과금제에 따라 요금이 그대로 매겨지는 현상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통화상태가 다시 좋아질 확률을 고려한 ‘배드 프레임 타임’을 설정했기 때문이며 이는 방통위 권고사항이라고 맞섰다. 가령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에 통화를 하다가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품질이 좋지 않다고 해서 시스템에서 바로 절단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통화가 될 가능성을 예상해 5초를 기다려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통사업자들은 통화 절단율은 공개하면서도 구체적으로 통화 절단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는 공개하지 않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김 의원실은 방통위를 통해 이통사업자에 통화 절단 시간 공개를 요구했으나, 사업자들은 ‘고유한 영업비밀’이라 여겨 요청을 거부했다.
김 의원실은 “평균 통화 절단 시간을 1분으로 산정했지만, 실제로 평균 시간은 그 이상이 된다고 본다”며 “공정위 조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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