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포르노 업계 의혹 제기한 블로거...`언론법에 보호받지 못해`

　마이크로소프트(MS) 전 직원이었던 쉘리 할은 성인 포르노 업계에서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는 범죄를 폭로하기 위해 블로그를 개설했다. 그녀는 포르노 사이트 개설을 지원하는 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고객의 개인정보를 훔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할이 블로그에 쓴 글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그 회사는 그녀를 명예 훼손으로 고소하며 취재원도 밝히라고 요구했다.

　

　블로거는 언론인이 아니기 때문에 비밀 취재원을 공개해 공공의 알권리를 보호하며, 무차별적인 폭로를 지양해야 한다는 판례가 나왔다. 즉, ‘언론보호법안(Press Shield law)’의 범주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8일 뉴저지주 대법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폭로성 글을 올려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한 한 블로거에 대해 언론인이라고 할 수 없으니 법으로부터 보호도 받지 못한다고 판결했다.

　주인공은 성인 포르노 사업자에게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회사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올린 쉘리 할이라는 블로거다. 할은 2년 전 소프트웨어 회사인 ‘투머치미디어’에 의해 고소당했다. 그녀는 투머치미디어가 성인 사이트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확보해 팔아넘긴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녀의 글은 일명 ‘성인 포르노 업계의 월스트리트신문’이라고 불리는 ‘오프라노’까지 퍼졌다. 투머치미디어 회장은 사람들이 그들의 행동에 대해 의심을 품는다는데 경악했다. 이후 회사는 그녀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그녀는 자신의 글이 널리 퍼진 것에 대해 ‘나는 내 블로그에만 글을 올렸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뉴저지주 법원은 “법이 온라인에 올려져있는 모든 글에 절대적인 특권을 줄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고 판결을 내렸다. 신문 기자가 페이스북 계정이 개인정보를 침해한다며 비판의 기사를 작성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판결에 대해 할의 변호사인 제프리 폴록은 “사람들이 온라인에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상당한 반감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밝히며 항소할 것임을 시사했다. 조엘 크레즈만 투머치미디어 변호인은 “2년이나 끈 이번 소송으로 매우 큰 족적을 남겼다” 며 “할은 그녀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근본적으로 깨달아야 하고 우리는 이 사건이 다른 블로거들에게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