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미국에서 1990년 이후 휴대폰 사용이 500배나 증가했지만 뇌종양 발병률은 오히려 하락, 휴대폰과 암 발생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작업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8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1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과학적 증거를 검토한 결과, 휴대폰 사용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발표에 상반된 주장이다.
미국인들이 휴대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1980년대 초반 뇌종양 발병률은 100만명당 63명 수준이다. 휴대폰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90년에는 100만명당 70명까지 늘었지만 91년부터 오히려 뇌종양 발병률이 하락, 2008년에는 100만명당 65명으로 감소했다. 포춘은 지난 20년간 휴대폰 사용량이 500배나 증가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별다른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브라운대학 전염병학과 데이비드 사비츠 교수는 그러나 “사용량과 100만명당 뇌종양 진단 건수 간 상관관계가 없다고 해서 휴대폰이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전자파 노출과 뇌종양 발생 사이에 시간적 지체 여부”라고 강조했다.
사비츠 교수는 그렇더라도 “전자파 노출이 대대적으로 늘었는데도 뇌종양 발병률이 높아지지 않은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90년 미국 휴대폰 사용자 수가 이미 500만 명을 넘어선 상태였는데, 20년 후 뇌종양 발병률 하락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포천은 궁극적으로 휴대폰이 뇌종양 발병에 영향을 주는지는 앞으로 좀 더 시간이 흘러야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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