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지금을 웹2.0 시대라고 한다. 웹2.0은 웹1.0이 발전한 것으로, 웹1.0과 달리 일방적 정보 전달을 벗어나 인터넷상에서 양방향으로 정보를 주고받고 공유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또 한 가지 결정적 차이는 기존 웹1.0이 하나의 서비스였다면, 웹2.0은 웹 자체가 하나의 기반이 되어 정보나 서비스가 서로 연계되고, 이를 통해 더욱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과 기업이 기술개발과 인력양성 등을 협력하는 산학협력의 경우 그동안 웹1.0처럼 대학 중심의 일방향적이고 단편적인 차원에 머물렀다. 이제 웹2.0 시대에 발맞춰 대학과 기업도 ‘산학협력2.0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대학과 기업이 양방향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다양한 산학협력 모델이 확산돼야 할 때다.
그동안 정부는 2003년 ‘산학협력 촉진법’을 제정하고, 대학마다 산학협력단을 조직하도록 함으로써 산학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데 이어, 2004년 ‘산학협력 중심대학’을 시작으로 ‘광역경제권 인재양성’ ‘지역거점연구단’ 등 다양한 재정지원을 통해 산학협력 활성화 여건을 조성해 왔다. 이제는 그동안 조성된 제도적 기반과 산학협력 주체들의 관심을 바탕으로 산학협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 산학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할 때다. 대학과 기업이 서로의 필요에 의해 양방향으로 협력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높이는데 정책의 지향점을 둬야 한다.
교과부는 올해 2월 산학협력국을 신설한 이후 산학협력2.0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패키지형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먼저 기존에 단편적으로 추진되던 산학협력 지원 사업을 통합·개편해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50교를 육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의 핵심은 교수업적평가 개선, 산학협력단 역량강화 등 대학 체제가 산학협력 친화형으로 변화되도록 하고, 각 대학이 자체 역량과 강점 분야 및 지역여건에 따라 다양한 산학협력 모형을 창출하도록 지원하는 데 있다. 또한 대학-기업이 물리적으로 일체화된 산업단지캠퍼스도 2015년까지 15개를 조성할 계획이다.
재정적 지원과 함께 제도적 기반도 다져나가고 있다. 먼저, 산학협력을 추진하는 교원들이 대학 내에서 정당한 평가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산학협력 친화형 교원인사 제도’를 마련했고, 관련 법령의 개정을 추진 중이다. 또한, 대학의 산학협력 실적을 대학정보공시(www.academyinfo.go.kr)를 통해 공개해 학생과 학부모, 기업 등 수요자의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산학협력 우수기업 인증제(또는 마일리지제) 도입 등 기업이 산학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유인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대학과 기업 간 인력 수요-공급의 미스매치 해소를 위해 가장 시급하면서도 양측의 자발성이 담보돼야 하는 과제가 있다. 산업분야별로 대학과 기업이 상시적으로 논의해 그 결과가 산학협력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즉, 논의의 결과가 대학-기업 공동 교육프로그램 개발, 대학의 특성화 전공 개설 등으로 이어지는 한편, 기업은 필요한 인력양성을 위해 대학교육에 투자하는, 보다 업그레이드 된 산학협력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대학이 인력을 제대로 길러내지 못한다는 산업계의 볼멘소리가 계속되고, 대학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것이 기업과 대학이 산업변화와 인력수요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이유며, 그래서 그런 논의의 장을 마련해 보려는 것이다.
기술 주기가 단축되고 기술이 융합화하면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지식을 내재화한 인재가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됐다. 이제 산학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대학과 기업이 서로 상생하기 위한 필수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정부와 기업, 대학이 서로 협력해 명실상부한 산학협력2.0 시대를 맞이하기를 기대해 본다.
최은옥 교육과학기술부 산학협력관 echoi2@mes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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