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2월 31일 새벽 4시 지상파 아날로그 TV방송 송출을 중단한 뒤 유휴 상태가 될 주파수 700㎒ 대역(폭 108㎒; 698~806㎒)을 어떻게 쓸지가 새삼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제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가 주최한 관련 정책 토론회에서 “지난 3년여간 왜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느냐”는 지적이 솟구쳤다. 곪았던 게 터진 것이다.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장은 특히 “(디지털 TV방송용) 주파수에 여유가 없다는 것을 방송사가 입증해야 한다”며 “왜 입증하지 못하고 3년째 방치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더 아픈 곳도 찔렀다. 방송계가 700㎒ 대역이 필요한 이유로 든 3차원(D) TV 수요를 “시기상조”라고 보았다. “(아날로그 TV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투자비용 회수도 막연한데 벌써 3D TV 수요를 말하느냐”는 것이다.
적확한 논거다. 조 소장의 시각을 이해할 수 없다면 TV업체들이 1년여 만에 3D TV 가격을 내린 이유를 살펴보라. 지난해 3월 3D TV를 처음 내놓은 뒤 10개월 만에 가격을 16%에서 58%까지 내렸다. 2009년 말 개봉한 제임스 캐머런의 3D 영화 ‘아바타’ 흥행 열풍이 거실(TV)로 전이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방송 쪽 패널은 ‘아바타’와 2011년 ‘쿵푸 팬더 2’,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등 할리우드 인기 영화의 3D 개봉을 3D TV용 주파수를 준비해야 할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할리우드 영화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3D에 회의적이었다. ‘인셉션’과 ‘트와일라잇’을 2D로만 제작했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도 2D로만 개봉했다. 방송계가 이런 흐름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면 주장의 근거를 마련하는 데 게을렀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알면서도 3D TV용 주파수 배치를 요구했다면 이기심의 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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