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맨해튼에서 LA로 이사한 미아 사라(43)는 뉴욕에서 쇼핑을 했던 순간이 그립다. 하지만 대체할 방법을 찾았다. 바로 스마트패드로 카탈로그를 보며 쇼핑하는 것이다. 그녀는 “스마트패드로 쇼핑하면 꼭 뉴욕 상점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며 ‘넷어포터닷컴’에서 필립 림의 실크 블라우스를 구매했다.
필립 림, 랄프 로렌, 블루 나일 등 보수적인 미국 소매기업들이 스마트패드 전용 앱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형식적으로’ 모바일 앱을 내놓은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들 앱은 제품 카탈로그가 주를 이루는데, 자유자재로 제품 이미지를 터치해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어 사진 화소가 높고 색감이 뚜렸하다. 최근에는 비디오 광고는 물론 3D뷰도 넣는 등 ‘멀티미디어형’ 카탈로그가 완성됐다는 평이다.
31일 뉴욕타임즈는 이런 현상을 ‘쇼퍼테인먼트(Shop-ertainment)’ 시대가 도래했다고 보도했다. ‘쇼핑(Shopping)’과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를 결합해 스마트패드를 통한 즐거운 쇼핑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쇼핑 검색 엔진 기업인 ‘더파인드’의 시바 쿠마르 CEO는 “모바일 전용 앱은 크기가 작아 이미지를 보기가 어렵고 웹은 PC 기반이라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자 온라인 보석 소매상인 블루 나일,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 등은 스마트패드 전용 앱을 웹사이트와 완전히 다르게 만들었다. 화장품 숍 세포라, 가구 전문점 크레이드앤베럴 등 미국 내 유명 소매상점 30여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앱도 출시됐다.
모건스탠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구매자의 4.4%만이 스마트패드 전용 앱을 통해 쇼핑을 했다. 하지만 내년까지 전체 온라인 쇼핑 인구의 20%가 스마트패드를 통해 구매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평균 500달러 가량의 스마트패드를 살 수 있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부유하며, 이들은 구매에 인색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엘리스 로에니스 넷어포터 CEO는 “웹 쇼핑보다 아이패드를 통한 쇼핑의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스마트패드를 통한 쇼핑이 사람들의 이목을 더 잘 집중하게끔 구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PC를 통한 구매는 브랜드 경쟁에 불과하지만 스마트패드는 ‘어떻게’ 제품을 잘 보여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는 분석이다. 최근 이베이는 제품의 3D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도록 UI를 개편했다. 아마존 역시 셔츠 어깨 솔기의 바늘 땀이나 치마 레이스의 술 모양 까지도 볼 수 있도록 이미지를 확대 할 수 있다. 이베이 모바일 부문 부회장인 스티브 얀코빅은 “우리는 철저하게 계산했으며 스마트패드는 책이나 잡지처럼 의사나 쇼파, 침대에 누워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을 착안했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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