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리더] 신중건 한국스마트카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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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택시 등 하루에만 4000만여 건의 거래가 발생한다는 서울시 신교통카드시스템. 세계 최대 규모의 교통카드시스템으로 꼽힌다. 이 시스템을 운영하는 곳은 우리에게 ‘T머니’로 더 익숙한 한국스마트카드다.

 올 들어 굵직한 수출 계약을 잇따라 성공시킨 한국스마트카드는 IT강국의 수도 서울을 일류 교통카드 시스템 도시로 만든 숨은 기업이기도 하다. 한국스마트카드는 정산사업, 카드사업, 솔루션 사업 등 다각도의 교통 부문 IT사업을 확대해 2015년까지 전체 매출의 20%를 해외에서 가져오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세우고 있다.

 이 회사의 IT솔루션부문을 이끄는 신중건 이사는 올해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보폭을 넓히는 중요한 길목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외에서 러브콜…집적된 노하우가 진짜 경쟁력=신 이사는 2008년 LG CNS에서 한국스마트카드로 자리를 옮긴 후 사내 IT인프라 개선뿐 아니라 국산 시스템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굵직한 해외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뉴욕시의 교통 시스템 수주전에도 참여하는 등 미국·중동 등 해외로의 진출을 적극 시도하고 있는 한국스마트카드는 최근 뉴질랜드의 웰링턴과 오클랜드에 잇따라 국산 교통 시스템을 구축했다.

 신 이사는 “말레이시아 수주 전 때는 교통과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년간의 시스템 운영 및 구축에 대한 노하우가 집적된 것이 주효하게 작용해 우리가 선정됐다”며 “여느 IT기업도 시스템은 구축할 수 있겠지만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한 방법론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스마트카드의 이러한 수출 성과가 남다른 기술력만으로 이룬 것은 아닌 것이다. 2004년 7월 T머니 교통 서비스를 첫 오픈한 이후 합거리비례요금제와 환승할인 등 서울시 교통체제 개편을 가능케 한 수 년간의 고민과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

 IT솔루션부문 내 프로젝트관리책임자(PMO) 조직이 프로세스 개선을 전문으로 담당한다. LG CNS 재직시절 해외 법인장을 맡아 수주전에 참여한 바 있던 신 이사의 글로벌 안목도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시스템 가동 이후 승객들의 혼란을 방지하는 방법, 운전기사들의 변화관리, 대시민 홍보 방법 등은 물론 많은 데이터를 통해 얻은 통찰을 새로운 정책에 반영하고 시민들의 편리함을 개선할 수 있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덕분에 오클랜드에서 오는 9월 열리는 럭비월드컵이 개최될 때쯤이면 우리 기술로 만든 버스 시스템 장착 버스를 탈 수 있게 된다. 지난 4월 완료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버스 시스템은 버스 안에서 카드발급까지 가능하도록 자체 개발해냈다.

 ◇또 한번의 역사 창조…‘차세대’ 프로젝트 착수=한국스마트카드는 올해 차세대 서울시 교통시스템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현재의 교통카드시스템을 완전히 바꾸고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새 단장하는 대단위 작업이다. 지난 연말 프로세스혁신(PI) 작업에 착수해 이달 중장기정보화계획(ISP)가 마무리된다. 향후 약 3년간 추진될 이 사업을 통해 철도, 버스, 택시 등 모든 교통 시스템의 뼈대를 바꾸게 된다.

 신 이사는 “와이파이, 4G 등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네트워크를 설계하고, 데이터들이 온라인 환경으로 통합 운영되면서 실시간으로 흐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서울시의 요금정책이 바뀌더라도 짧은 시간 내 반영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을 설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아직 구체적 실행계획까지 마련하지는 않았지만 각오는 대단하다. 버스 요금 집계도 더욱 빨라지고, 서울시에서 필요로 하는 데이터도 빠르고 정확히 집계되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클라우드 등 신기술도 대거 도입된다.

 신 이사는 “개인정보보호 등 보안도 강화하는 한편 근거리통신(NFC) 등 신기술에 대한 대응력도 높일 것”이라며 “서울시가 선진국들 보다 앞서서 교통정책을 수립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분석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도의 데이터 분석기술을 도입하고 철도 기관 등의 경영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IT솔루션부문이 사내 프로세스 혁신과 관리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이사는 “단순한 지원 조직이 아니라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주도적 IT조직을 만드는 것이 스마트카드 CIO의 역할”이라며 “사업의 가능성을 찾고 IT에 적용하는 프로세스도 새롭게 정립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는 한국스마트카드의 신사업 발굴 회의에 IT솔루션부문이 반드시 참석하도록 했다.

 ◇사내 IT 고도화 박차…품질까지 관리=한국스마트카드는 최근 2년간 사내 시스템 개선과 운영체계 혁신도 활발히 추진해왔다. 지난해 IT솔루션부문 내에 ‘품질혁신팀’을 만들고, 카드·단말기 등 모든 제품의 품질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가장 획기적 변화다.

 신 이사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달 전사 경영진들이 모여 품질경영회의를 한다”며 “시스템 데이터를 기반으로 목표치를 설정하고 목표 수정 여부도 다시 결정하는 등 활동을 통해 불량률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그룹웨어도 개편한 데 이어 지난해 초 IT거버넌스도 새롭게 짰다. 컨설팅과 결과물 도출, IT개발과 시스템 구축 등 일련의 프로세스를 다시 정립했다. IT 서비스수준협약(SLA)도 도입해 서비스 수준으로 아웃소싱 업체를 평가하고 있다.

 대표적 대외 창구인 콜센터 시스템도 개편해 대시민 서비스 수준까지 높였다. 신 이사는 “시민들의 잦은 콜에도 더 빠르게 답변할 수 있도록 하고 인력 효율도 높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내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개선해 온 한국스마트카드는 올해 차세대 프로젝트를 비롯한 지속적 혁신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결제 시스템 등도 활발히 개발해 교통을 포함한 T머니 활용뿐만 아니라 소액결제의 유통시장에서도 ‘소액결제(Micro-payment) 서비스 리딩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각오다.

 신 이사는 “교통 환경 등 소비자들의 사용 패턴이 바뀌었기 때문에 더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투자를 수반해 더욱 많은 회사의 성장과 유관기관들의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게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중건 이사는.

 신중건 이사는 금성통신(현재 LG전자) 전산실에 입사한 이후 2003년 LG CNS에 입사했다. LG CNS에서 솔루션지원부문장, 공공사업지원부문장 등을 거쳐 미주법인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이어 2008년 한국스마트카드로 옮겨와 IT솔루션부문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해 이사로 승진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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