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매경. 본래 불교 용어다. ‘세상의 모든 잡념을 떠나 하나에 온 정신을 집중하는 경지’를 말한다.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운영하고 있는 동영상 지식정보 사이트인 ‘삼매경’은 좀 다른 의미다. ‘3개의 매력적인 거울’을 뜻하도록 한자를 바꿨다. 망원경, 현미경, 그리고 만화경의 3가지 거울이 합쳐진 프리즘을 통해 경영자들에게 세상의 숨겨진 이면을 보여주고 신선한 영감을 제공한다는 의도다. SERI는 그간 만든 콘텐츠 중 가장 인기 있던 사례들만 모아 책으로 펴냈다.
경영자들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 시대를 살고 있다. 세상을 사로잡는 비결에 목마르다. 그 생각이 세상에 없던 것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삼매경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소재에서 발상의 전환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고 성공 사례 몇 가지를 들려준다.
컴퓨터 자판의 시프트키에서 세상의 방향을 바꾸는 재창조의 비밀이 나온다. 대성공을 거둔 닌텐도의 비결을 수영 선수의 턴(Turn) 방식의 변화에서 찾아본다. 또 다윈의 진화론을 통해 레고의 끊임없는 변신을 재해석하고, 인간의 눈에 작은 미물에 불과한 개미의 생존법에서도 한 수 배운다.
발상의 전환이 첫 번째 주제였다면 두 번째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에 대해 얘기한다. 모든 경영자가 갖고 있는 고민의 시작이다. 삼매경이 제시하는 마음을 읽는 비결인 공감, 배려, 솔직함 등에 대한 이야기가 귀를 솔깃하게 한다.
이혼과 스캔들이 넘쳐나는 할리우드에서 50년간 아름다운 동행을 실천한 폴 뉴먼 부부, 고객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아픔을 보듬는 것만으로도 성공을 거머쥔 제품들, 실패도 기꺼이 존중하는 무한신뢰의 경영방식으로 끊임없는 혁신을 달성하는 기업, 대마초를 피웠던 과거에 대한 고백으로 유권자를 감동시킨 오바마까지. 이들의 이야기가 곧 우리들의 이야기다.
신은 인간에게 역경을 준다. 경영자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와 결단의 순간을 일상적으로 만난다. 그 중 한 번이라도 기적을 꿈꾸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까. 기적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꿈꾸는 자가 기적을 만든다. 꿈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미치도록 일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자신에게 닥쳐 온 역경에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디딤돌로 삼아 우뚝 일어선 고 장영희 선생과 스티븐 호킹의 이야기는 인간 존재의 신비함에 경의를 표하게 한다. 또 전설의 경주마 세크리테리엇과 워렌 버핏의 사례를 통해 인간의 절제력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는 지 말해준다.
저자들은 유독 엉뚱한 발상으로 여지껏 보지 못했던 제품을 만들고, 참신한 생각으로 주위를 놀라게 하는 사람들은 이미 마음 속에 ‘삼매경’이라는 거울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책이 독자들에게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는 삼매경을 선물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삼매경을 통하면 세상의 숨겨진 매력을 발견할 수 있고, 그 발견을 통해 참신한 시각과 영감이 콸콸 솟는 샘을 갖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SERICEO 콘텐츠팀 지음. SERIBOOKS 펴냄. 1만2000원.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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