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업계 해외 시장 성장세 속 고민…해법은 중국 시장

 국내 전선업계의 해외 매출이 최근 몇 년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익 구조에 주름살이 깊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올라 주력 제품들의 가격도 자연스럽게 상승해 수주 물량에 큰 변화가 없어도 해외 매출은 높아지는 구조적 요인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중동 시장의 높은 의존도 탈피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70% 넘나드는 해외 매출 비중의 ‘딜레마’=25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대표 구자열), 대한전선(대표 손관호) 등 전선 업체들의 해외 매출 비중은 최근 2~3년간 70%를 넘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력 및 케이블 등 인프라가 잘 구축된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전선 업계로서는 견실한 성장세다.

 LS전선은 최근 3년 동안 해외 매출 비중이 70~80%를 넘나들 정도로 높다. 지난해 1분기 약 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 약 4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해외 매출이 상당 부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전년 동기 대비 분기 매출이 늘었다는 것은 해외 매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한전선도 지난해 매출 2조7000억원 가운데 수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선 및 케이블의 핵심 원자재인 동가격(구리값)의 상승이 이 같은 해외 매출 성장세의 뒷배경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전체 평균 동가격은 톤당 7553달러였지만 올해 5월 21일 현재 톤당 9000달러에 육박한다.

 동은 비철금속 중에서 거의 전량 해외에 수입을 의존하기 때문에 원자재를 구매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게 업계의 현실적인 고민이다. LS산전의 한 관계자는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긴 하지만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제품 가격도 자연스럽게 인상되고 있고 이런 부분이 매출에 반영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해법은 중국 시장=해외 시장 중에서 중동 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것도 전선 업계의 고민이다.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더욱 높여나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잘해온 기존 시장보다는 새롭게 열리는 시장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대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장은 중국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까지 스마트그리드 시장에만 한화로 약 7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혀놓고 있다. 국토가 넓기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마케팅과 영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S전선 측은 “당장 중국의 국가전력망공사(우리의 경우 한전)가 2015년까지 초고압케이블 구축에 47조원을 투자하기 때문에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영업과 전시회 참가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전선은 중동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60% 이상이다. 이밖에 동유럽·러시아·호주 등 다양한 시장이 있지만 연내 당진공장으로 이전하면서 중국 시장 등을 염두에 둔 해외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대한전선의 한 관계자는 “기존 안양공장은 8만평에 불과하지만 당진 공장은 11만평으로 생산량이 30% 늘어날 것”이라며 “물류나 항구 등 이점이 있는 당진공장 이전을 통해 중국 및 해외 시장으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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