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스포츠 아나운서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얼마나 괴로웠기에 그랬는지, 꼭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는지, 정말 안타까운 소식이다.
그의 죽음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한 사생활 노출의 위험성을 일깨워준다. 그는 트위터나 싸이월드로 고민을 토로했다. 조금 과다한 내용도 있지만 글을 올린 게 잘못은 아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인터넷에 악성 댓글(악플)이 쏟아졌고, 심지어 미디어까지 가세해 그의 사연은 흥미와 조롱거리가 됐다. 누군가로부터 위로가 절실했던 그는 더욱 궁지에 몰렸으며,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악플의 치명성은 탤런트 최진실 사건 때 확인됐다. 하지만 SNS가 활성화한 요즘 상황이 더욱 나빠진 듯하다. 자살 예고부터 불행한 선택까지 2주간 SNS와 인터넷은 거의 중계하듯 했으며, 사후엔 이른바 ‘신상털이’에 가까운 사이트도 등장했다.
SNS에 글을 올리면 사실 사생활 보호를 받기 어렵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많은 이가 SNS를 일기로 여긴다. 이런 착각이 자칫 과다한 사생활 노출로 이어지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정보 유출을 심각하게 여기지만 사생활 노출엔 의외로 둔감하다. 지금은 기업이 사람을 뽑을 때, 이혼전문 변호사가 의뢰인 배우자의 불륜을 잡을 때 SNS를 이용하는 시대다. 이용자 스스로 사생활 노출 가능성이 높은 SNS 이용에 조심해야 한다.
사생활 노출은 자신에게 일부 책임이 있어 법적인 보호 장치도 미약하다. 영국에선 한 유명 축구선수의 불륜을 계기로 SNS와 사생활보호법의 충돌 문제가 불거졌다. 인터넷 문화의 개선 방안과 함께 SNS의 사생활 보호 이슈를 우리도 진지하게 논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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