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4G 코리아의 반란]<16>통신 장비, 아이디어로 승부하라

 통신장비 시장에서도 소프트파워가 중요해지고 있다.

 지금껏 통신 장비 업체는 통신사업자가 가이드라인을 내면 거기에 맞춰서 장비를 개발하고, 입찰제안요청서가 나오면 입찰제안서를 내는 방식으로 영업을 해왔다. 고객사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다.

 이 시장에서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통신 장비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고객사에게 자신들의 장비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안하고 나섰다.

 통신망 시험장비 업체 젠밴드는 네트워크 최적화 장비 전문 업체다. 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하거나 데이터 트래픽 폭증으로 반응 속도가 느려지는지 측정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가입자에 따라 트래픽 사용량을 측정해서 통신 사업자에 맞춤형 요금제를 제안한다.

 동영상을 많이 보거나 게임을 많이 하는 가입자를 분류해서 통신사에 제공한다. 나타샤 타마스카 프로덕트 마케팅 부사장은 “우리가 먼저 제안한 요금제나 트래픽 관리 방식을 채택하는 고객 사례가 꽤 많다”고 말했다.

 알카텔-루슨트도 장비를 파는 데만 그치지 않고 장비에 맞는 서비스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데이터 트래픽 측정 서비스, 멀티스크린용 콘텐츠 전송 최적화 서비스 등이 있다. 자사 장비에 있는 기능을 이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도 개발한다.

 김상용 한국알카텔-루슨트 IP솔루션 이사는 “망 중립성 문제가 몇 년 전부터 제기돼 온 해외에서는 장비 회사 서비스가 보편화 돼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고객사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전략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업체 텔코웨어는 통신 코어망에 들어가는 가입자정보관리시스템(HRL) 전문 업체로 출발, 통신 사업자와 협력해 모바일 CCTV를 선보였다. 월 정액 요금을 받고 CCTV 화면을 받아보고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존 통신 장비로는 수익 확대가 어렵기 때문에 통신사와 함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다양하게 고민하고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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