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최길순 한국전기공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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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전기공사업계가 지금까지 국가 산업의 기반이 되는 전력에너지를 가정과 산업현장에 안전하게 공급하는 사명을 감당해왔다면, 이제는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를 연계한 안정적인 성장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그 어떤 단체나 교육기관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태양광·풍력과 스마트그리드 분야의 특화된 교육 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서울 등촌동 한국전기공사협회 회장실에서 만난 최길순 회장. 최 회장은 후대 양성이 결국 전기공사업계의 새로운 먹을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아울러 그는 전기공사업계의 최대 이슈인 분리발주 사수 등의 현안에 대해서도 똑부러지는 복안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국내 유일의 철도대학의 경우,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우리나라 철도 산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며 국가 산업을 주도해왔다”며 “전기공사업계도 우리 분야에 특화한 대학을 만든다면 전기·신재생에너지·스마트그리드 산업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공사협회는 최 회장 주도로 협회 소유의 경기도 고양시 지축리 4500평 부지에 전기공사협회가 운영하는 대학 설립을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있다.

 최 회장은 “부지 허가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지만, 고양시 지축리에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 분야에 특화한 대학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며 “행여나 부지 선정에 차질이 있더라도 임기(3년) 내 전문 후대양성을 위한 특화 대학을 설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미 전기공사협회는 1967년부터 전기공사업 전문 기능인력을 양성하며 대학설립을 위한 교육사업 노하우와 기반을 다져왔다.

 그동안 협회는 11만명의 신규 기능·기술인 양성과 매년 4000명 이상의 재직근로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 청년인턴 취업 알선이라는 정부사업에도 참여해 매년 100여명을 기업에 취업시켜 왔다.

 하지만 지금의 정형화된 교육은 전기공사업계가 원하는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협회는 최 회장의 지시로 교육 개혁에 힘쓰고 있다.

 최 회장은 “지금 협회에서 시행하는 교육은 정부기금에 의한 획일화된 교육이고, 승급교육 같은 법정교육이 많다보니 실제 산업현장의 요구를 신속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면이 있다”며 “앞으로는 모든 교육을 체계화하고 교과 과정을 회원사 발전을 위한 미래에 초점을 맞추기로 하고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기공사협회는 최근 여러 부서에서 실시하던 교육을 전기공사인력개발원으로 통합했다. 또 전기공사 업계의 실정을 감안해 재직근로자 직무향상교육을 2일내로 단축하고 인터넷 교육 같은 원격교육을 활성화하고 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지금까지 회장직을 맡아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지난해 6월에 완공한 독도의 태양광발전설비를 꼽을 정도다.

 최 회장은 “태양광·풍력발전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교육 분야도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확대해 발전설비 운영 및 시공 교육을 진행하게 됐다”며 “그동안 대부분 이론과 견학으로 진행해 오던 교육방식을 버리고 실제 태양광발전설비를 구축해 교육생과 회원사 재직자를 위한 직무교육을 지난해 상반기부터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전기공사협회에는 총 3㎾ 용량의 계통연계형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돼 있다. 집광판은 옥상에, 측정 및 실습장비는 교육장에 배치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 LED 시공과 하이브리드형 태양광·풍력발전을 위한 교육시설도 구축, 향후 전문적인 풍력발전 시설도 마련해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전기공사업 재직 기술자들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시공분야 기술교육도 다양하게 실시해 우리 전기공사업력이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며 “자격증제도·학점은행제도 등의 도입을 검토하는 등 대학 설립을 위한 토대를 갖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업계 현안 개선 분야에서도 복안을 제시했다. 전기공사업계는 한국전력의 적자경영으로 전기공사 예산이 매년 줄고 있는 데다 건설업계와는 전기공사업 분리발주 문제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건설업계가 ‘건설업의 글로벌 TOP5 도약’을 명분으로 전기공사업의 건설 산업 편입과 분리발주 제도 폐지를 주장하며 압박을 해오고 있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분리발주를 사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리발주는 전기공사업계의 근간인 동시에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보장책인 만큼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다.

 그는 “최근 전기공사업 경쟁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해 분리발주제도를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분리발주 선진화 로드맵’을 수립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분리발주제도를 사수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제도(안)를 먼저 제안해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최 회장은 “공공 발주기관의 분리발주 미준수에도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분리발주 사수 다음으로 전기요금 현실화가 전기공사업계에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도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힘든 한 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2월 회장 취임직후부터 매주 회원사를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한 결과 전기요금 현실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답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전기요금의 비현실적인 구조로 인해 한전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그 여파로 전기기자재와 전기공사 발주물량이 감소했다”며 “이로 인해 공사와 납품단가 인하 등의 문제도 발생하고, 전력수요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시점에서 전기요금 저가정책은 전력산업계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에너지 낭비와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수급 왜곡 현상에 따른 사회적 손실을 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최 회장은 “‘후대 양성’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비전은 올해로 51주년을 맞는 협회가 100년 미래의 토대를 마련해줄 것”이라며 “건설경기 침체와 분리발주 사수 등의 문제는 오히려 우리를 더욱 강한 조직으로 하나 되게 하고 도전하게 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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