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CD사업 무게중심이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 이달 30일 중국 쑤저우 LCD 팹 기공식을 개최할 예정인 삼성전자 LCD사업부는 최근 대만과 중국으로 나뉘어 있던 현지 마케팅조직을 중국으로 일원화했다. 일본 소니와의 합작사인 ‘에스엘시디(S-LCD)’ 감자 조치와 미묘한 대비를 보여 주목된다. 해외업체와의 제휴 및 시장 전략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LCD사업부는 최근 중국과 대만의 LCD 마케팅조직을 중국 상하이로 일원화했다고 8일 밝혔다. 대만과 중국 상하이 및 선전 법인이 통합된 ‘중국총괄(DS)’은 앞으로 상하이를 중심으로 현지 마케팅 근접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총괄장은 LCD 해외영업 경험이 풍부한 김헌성 전무가 맡았다.
이 같은 조직 개편은 세계 최대 LCD TV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 더욱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 1분기 중국 LCD TV 시장은 1000만대에 육박하며, 단일 국가로는 최대인 21%를 차지했다. 김헌성 전무는 “거대 중국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 합작 파트너들과 더욱 가까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30일 해외업체로는 최초로 쑤저우 LCD 팹 기공식을 개최한다. 최지성 부회장, 장원기 사장, 이재용 사장 등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중국 현지 VIP가 대거 참가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중국 LCD 전문 전시회 참가 및 고객사 행사 개최 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현지 5대 TV업체를 중심으로 ‘풀HD 3D 파트너스데이’를 개최하고 중국 시장만을 위한 3D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세력 과시에 나섰다. 지난달 FPD 차이나 전시회에 이어 6일 선전에서 개막하는 CODE 전시회에도 대규모 참관단을 꾸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은 거대 인구를 기반으로 한 성장성 등에서 LCD업체들에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며 “해외업체로는 최초인 쑤저우 팹 건설과 함께 현지 TV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중국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중국 2위 TV업체인 TCL과도 ‘혈맹’을 맺었다. TCL이 삼성전자의 쑤저우 합작법인에 10% 지분을 참여하고, 삼성전자는 TCL이 선전에 건설 중인 8세대 LCD 공장(CSOT) 지분을 15%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두 업체는 향후 현지 LCD 패널 생산 및 판매 과정에서 밀접한 협력관계를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면서, 일본 소니와의 관계는 다소 소원해지는 모양새다. 최근 합작사인 에스엘시디의 6000억원 감자 조치는 삼성과 소니의 협력 관계가 약화되는 것을 암시한다는 분석이다. 소니는 올해 들어 에스엘시디 외에 CMI와 LG디스플레이의 패널 구매량을 늘리는 등 구매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스엘시디 감자 조치는 향후 추가 합작 투자에 대한 삼성전자와 소니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상대적으로 중국 팹 건설 및 현지 TV업체와 협력을 강화해 삼성 LCD사업의 무게중심이 급격하게 중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별 LCD TV 판매량 및 비중 추이 (단위:만대, %)
자료:디스플레이서치, E는 전망치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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