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올해 말께 구축하는 4세대(G) 이동통신 롱텀에벌루션(LTE) 장비 구축사업에 삼성전자·LG-에릭슨·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이하 노키아지멘스)·시스코시스템즈(이하 시스코)·ZTE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KT가 기술제안서 제출을 마감한 결과, 삼성전자 등 5개사가 참여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사업자별 LTE 장비 구축작업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게 됐으며, 장비업체간 수주전도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각축전이 벌어지는 부문은 ‘e노드B’와 이동성관리개체(MME)를 포함한 가입자망이다. 일반적으로 기지국단의 장비를 의미한다. LTE 투자의 약 70%를 차지한다. 삼성전자·LG-에릭슨·노키아지멘스가 제안서를 냈다. 삼성전자·LG-에릭슨은 기존에 KT에 장비를 공급해 온 회사들인 만큼 이번에도 무리 없이 선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Smart LTE’를 표방하며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1’에서 CCC 솔루션을 공동 시연했다. 기존 3G장비 주 공급자로서 4G장비 교체기에 망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데 최적의 장비라는 점을 강조했다.
LG-에릭슨은 에릭슨이 전 세계 통신 장비 1위 업체고 상용화 실적이 가장 많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헌생 LG-에릭슨 상무는 “KT의 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 센터(CCC)에서 3G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장비를 LG-에릭슨 장비로 교체하고 있다는 건 우리 장비의 성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노키아지멘스는 경쟁사에 비해 가격이 낮은 것으로 유명하다. 원재준 지사장은 “우리 제품은 성능 면에서도 신호 처리율(스루풋)이 가장 잘 나오고 반응 속도도 빠르다”고 말했다. SK텔레콤·LG유플러스 입찰전에서 국내외 회사들의 견제를 뚫고 수주에 성공한 만큼 이번에도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LTE망을 구축하기 위한 또다른 장비는 가입자망 뒷단의 게이트웨이다. 게이트웨이는 기지국과 교환기 사이에서 데이터의 경로를 지정해 주는 역할을 한다. 서빙게이트웨이(SGW)와 패킷데이터네트워크게이트웨이(PGW)로 나뉜다. 국내 업체들과 함께 시스코 등이 제안서를 냈다. 시스코는 KT 3G망에서 쓰던 게이트웨이지원노드(GGSN) 공급사 스타랜트를 인수했다. 이영미 시스코 이사는 “스타랜트 기술력을 그대로 갖고 있기 때문에 시스코도 국내 LTE 시장 진출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SK텔레콤·LG유플러스 LTE 장비 사업자 선정때 고배를 마신 전 세계 2·4위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와 알카텔-루슨트가 입찰제안서를 신청하지 않아서 이례적이다. 이미 화웨이는 국내 시장 진입이 시기 상조라며 입찰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알카텔-루슨트는 최근까지도 적극적으로 입찰을 준비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알카텔-루슨트는 금정원 부장은 “KT에서 요구하는 시점과 우리 장비 준비 일정이 맞지 않았다”며 “공급 업체로 선정 되더라도 일정에 차질을 빚는다면 고객사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KT는 제안서를 검토한 뒤 6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8월께에 장비 업체별 시험평가(BMT)를 통해 최종 장비 공급 업체를 선정한다. 올해 말부터는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상용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전략이다. KT 관계자는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11월 정도면 LTE 상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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