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전체를 열고 닫을 수 있는 자동차, 흔히 말하는 ‘오픈카’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붕이야 언제든 열 수 있지만, 햇볕이 따갑고 무더운 여름이나, 살을 에는 듯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보다는 역시 향긋한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요즘이야 말로 오픈카의 참맛을 즐기기에 제격이라 할 수 있겠다. 요즘 같은 기온이라면, 겨울 동안 꽁꽁 닫아두었던 지붕을 마음껏 열어젖힐 수 있을 만큼 따뜻해졌다는 상징성도 있을 것이다. 쉽게 뭉뚱그려 오픈카라고 칭하긴 하지만 국내 시장에 출시된 차종만 해도 그 종류가 제법 다양하다. 그 중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는 다섯 가지 모델을 한 자리에 모아봤다.
<폴크스바겐 뉴 비틀 카브리올레>
깜찍한 디자인으로 인해 특히 여성들로부터 사랑받아온 ‘딱정벌레 차’ 뉴 비틀의 지붕 부분을 여닫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차다. 지붕을 닫았을 때, 원래 차의 동그란 모양이 그대로 재현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며, 방수 천 재질로 만든 지붕(소프트톱)은 트렁크 윗부분에 차곡차곡 접혀 보관되기 때문에 오리지널 비틀 카브리올레의 향수까지 자아낸다. 그로 인해 후방시야가 가리는 것은 단점이지만 멋, 혹은 낭만을 위해 일부 실용성을 양보한 셈이다. 전동으로 작동하는 지붕의 잠금장치를 매번 손으로 직접 조작해주어야 하는 것은 번거롭지만, 대신 나머지 과정은 13초 만에 완료된다. 최근 비틀의 신형모델이 발표됐는데, 카브리올레 버전이 출시되려면 아직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할 뿐 아니라 디자인 면에서도 기존 모델의 매력이 여전하다. 115마력을 내는 2.0ℓ 엔진을 탑재했고, 가격은 3990만원이다.
<크라이슬러 세브링 컨버터블>
미국산 대중 브랜드 차답게 상대적으로 넉넉한 크기와 가격이 장점이다. 접이식 지붕만큼은 최신 경향에 맞게 금속 재질(하드톱) 방식을 채용했다. 4인의 성인이 여유 있게 탈 수 있는 것은 물론, 지붕을 접어 넣은 트렁크에도 골프백 2세트를 수납할 수 있는 등 실용성이 좋다. 리모컨 조작을 통해 차량 외부에서도 원격 작동시킬 수 있는 지붕은 열거나 닫는데 30초씩이 걸린다. 30GB 용량의 하드디스크에 수많은 음악파일을 저장해 둘 수 있는 잔재주도 있다. 173마력을 내는 2.4ℓ 직렬4기통 엔진을 탑재했는데, 빠르게 달리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디자인과 사양을 일부 개량한 새 모델이 ‘200 컨버터블’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예정이니 참고하시라. 현행 모델은 MBC 주말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 한정원 역의 김현주가 타고 등장한다. 가격은 4090만원이다.
<볼보 C70>
볼보가 내놓은 프리미엄 컨버터블로, 명성에 걸맞은 스칸디나비안 디자인과 인체공학적인 배려들을 뽐낸다. 추운나라 스웨덴에서 만든 차라는 점이 이국적인 정서를 더한다. 구형에는 쿠페와 컨버터블이 별도로 존재했지만 이번 세대에 와서는 하드톱 방식이 채용되면서 하나의 차로 쿠페와 컨버터블을 모두 즐길 수 있게 됐다. 쿠페 상태일 때 예쁜 실루엣을 만들기 위해 3조각으로 나눈 지붕은 접어 넣는 데 30초가 걸린다. 지붕 개폐조작을 위해서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주행 중에는 작동할 수 없다. 전복 사고 때에는 뒷좌석 머리 받침 뒤쪽에서 보호대가 튀어 올라 승객을 지켜주며, 커튼에어백을 도어에 내장하는 등 ‘안전의 볼보’다운 면모를 보인다. 2.5ℓ 5기통 터보엔진을 탑재해 230마력의 너끈한 힘을 발휘한다. 스마트키가 적용된 덕분에 짐을 들고 차에 타야 할 때 편하다. 가격은 6990만원이다.
이번 세대의 BMW Z4는 BMW의 로드스터(스포츠카 성격이 짙은 2인승 오픈카) 사상 최초로 하드톱을 적용한 모델이다. 하지만 BMW 로드스터의 전통을 따라 엔진이 탑재된 앞부분이 길고 트렁크 부분이 짧은 클래식 스포츠카의 실루엣을 지켰다. 근육질을 강조한 낮고 넓은 차체는 강한 카리스마를 풍긴다. 특히, 시승차는 TV드라마 ‘시크릿가든’에 등장해 ‘현빈 차’로 주목을 받았던 바로 그 차량으로, 일반 Z4보다 고성능·고사양을 자랑하는 ‘s드라이브35is’ 버전이다. 가솔린 직분사 방식의 3.0ℓ 직렬 6기통 엔진에 트윈터보를 적용해 34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할 뿐 아니라 스포츠카다운 하체와 통쾌한 배기음까지 갖췄다. 단단하게 조인 2인승의 실내는 달리는 맛이 일품인 대신 수납공간이나 승차감 면에서는 불리하다. s드라이브35is 버전의 가격은 9590만원이다.
<스마트 포투 카브리오>
이 자리에 모인 차들 중 가격이 가장 저렴할 뿐 아니라 크기도 가장 작다. 이래봬도 국산 중형차를 넘어서는 몸값을 자랑하지만,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등 각종 경차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반전이 있다. 제대로 오픈카의 기분을 내려면 옆 창문 윗부분의 프레임을 따로 제거해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다가 시트 뒤로 우뚝 솟은 구조물이 개방감을 저해하긴 하지만, 그 대신 고속주행 중에도 지붕을 여닫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2인승인 차체는 워낙 작은 데다 방음 성능도 부족해 고속주행이나 장거리 주행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낮은 속도나 좁은 길에서는 스포츠카가 부럽지 않은 기동성을 뽐낸다. 어지간한 슈퍼카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을 것 같은 존재감마저 귀엽다. 999㏄ 터보엔진을 탑재했으며, 가격은 2790만원이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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