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 <38>포풍

 매우 거세고 폭발적인 기세를 나타내는 말.

 ‘매우 세차게 부는 바람’을 뜻하는 폭풍에서 유래했다. 순식간에 다가와 강한 힘으로 주변을 초토화시키는 폭풍처럼 어떤 일이나 사태가 급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상태를 묘사하는 말이다. 어떤 사람이나 대상이 강렬한 분위기나 인상을 보일 때 쓰이기도 한다.

 주로 어떤 행동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말 앞에 붙여 ‘포풍 ~’의 형태로 쓰인다. 처음엔 ‘폭풍 ~’처럼 철자에 맞게 쓰였으나 차츰 발음이 편한 ‘포풍’이 함께 쓰이게 됐다. 현재 인터넷에선 ‘폭풍 ~’과 ‘포풍 ~’이 혼용되고 있다.

 인터넷 연예 매체나 커뮤니티에선 외모나 의상, 풍기는 분위기 등이 매우 멋있음을 뜻하는 ‘포풍(폭풍) 간지’란 표현이 널리 쓰인다. 카페에서 카라멜 마키아토를 홀짝이며 맥북 에어와 아이패드를 꺼내 놓고 싸이질을 하고 있다면 ‘포풍 된장질’이라 표현할 수 있다.

 시험을 앞두고 벼락치기를 한다면 ‘포풍 공부’, 3년간 디지털 카메라에 쌓아뒀던 사진을 한 번에 블로그에 올리면 포풍 업데이트다. e스포츠의 원로 홍진호 선수는 ‘폭풍 저그’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논란이 매우 빠르게 확산되는 경우에도 ‘포풍’이란 표현이 적절하다. 신라호텔은 뷔페 식당에 한복을 입고 온 디자이너의 입장을 거절했다가 네티즌들에게 포풍 까이고 있다. KAIST는 학점이 낮은 학생에게 징벌적 등록금을 물리고, 모든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는 등의 교육 개혁으로 주목받았으나 포풍 학업에 따른 스트레스에 시달린 재학생들의 자살이 잇따르면서 포풍 논란에 휩싸였다.

 ‘포풍’은 무슨 일이건 순식간에 전 국민에 확대 재생산될 수 있는 인터넷의 특성을 가장 적절히 반영하는 표현이다. 어떤 형태로든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슈는 포털의 뉴스 댓글,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 블로그, 트위터 등을 통해 폭풍처럼 퍼져나간다. 논란이 사실이 아니었다 해도 폭풍이 지나간 자리엔 폐허만 남을 뿐이다.

 

 * 생활 속 한마디

 A:이번 주 ‘인터넷 이디엄’ 칼럼 언제 마감했어요?

 B:다른 취재 약속과 업무에 쫓기다 마지막 순간에 포풍 마감했어요.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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