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교수 "활동적인 학생들을 사회가 억누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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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세대보다 훨씬 활동적인 학생들을 사회구조적으로 억누르고 있다.”

 안철수 KAIST 석좌교수는 지난 12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 대학생이 처한 현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KAIST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로 학교 안팎이 뒤숭숭한 가운데, 문제 원인이 사회구조에 있다고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년창업과 벤처 열기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녹화를 위해 모 방송국을 찾은 안 교수는 “지금의 대학생들은 예전보다 훨씬 독립적이고 호기심이 많다”면서 “사회 분위기는 달라진 학생들의 인식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우수한 학생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도 통제와 실적 중심인 과거 방식을 답습하다보니 문제가 곪아 터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실패를 용인하지 못하는 풍토 역시 문제점으로 꼽았다. 대표적인 비교 대상으로 미국 실리콘밸리를 지목했다. 그는 “실리콘밸리를 놓고 우리는 ‘성공의 요람’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실리콘밸리에서 100개 기업 중 1개가 겨우 성공한다. 실패한 99개가 이후 어떻게 변화했는지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패를 자산 삼아 성공의 토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실리콘밸리는 ‘실패의 요람’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교수는 청년창업을 위해 정부·기관·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기업·벤처캐피털·정부 등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특히 정부가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어렵게 창업을 해도 대기업 중심의 생태계에 갇혀 빠져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 간 거래(B2B)를 중심으로 하는 정보기술(IT) 영역의 중소기업을 ‘동물원’에 비유하며 공정거래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안 교수는 가을학기부터 맡게 될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직에 대해 “정식 임용 절차가 남아있어 어떤 일을 할 지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원론적인 수준에서 융합 학문을 적극적으로 육성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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