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관심깊게 본 산업기술 정책 관련 기사 가운데 하나는 ‘첫걸음 부품소재 기술지원 사업’이었다. 다른 표현으로 ‘풀뿌리 부품소재 R&D 지원 사업’이다. 그간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 사업에 참여가 제외된 작은 부품소재기업에 기술개발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신수종 기술이나 참신한 사업화 아이디어를 발굴하려는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기술개발 지원 사업에서 벗어나려는 지식경제부의 시도이다.
사업 총괄 전담기관은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되고 생산기술연구원과 중소기업진흥공단 중 하나를 사업단으로 선정해서 컨설팅 위주의 R&D 지원 사업을 하겠다고 한다.
정책 개념은 신선하고 실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그러나 성공적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이전에 수행하던 중소기업 기술개발지원사업과 차별화를 분명히 해야 할 대목이 여럿 있다.
부품소재 분야 기술지원사업은 산업기술진흥원에서 담당하고 있는 기술인재파견사업, 국제공동연구, 기술지원사업, 그리고 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중소기업기술정보화진흥원의 중소기업 기술지원사업 등이 있다. 이들 사업과 차별화를 위해서는 신경을 써야할 세 가지 관점을 제시한다.
첫째, ‘첫 걸음’이라는 관점과 ‘R&D사업 추진능력’간의 균형이 필요하다. 기술자체, 그리고 기술 사업화 아이디어도 좋고 기술개발 연구 인력이 확보돼 있다고 해도 기업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 기술개발 지원 사업은 무용지물이다.
또 비슷한 기업 상황을 다양한 각도에서 상정할 수 있다. 대상 기업 발굴의 초점은 경영시스템, 제품력, 생산력, 대표자 능력, 인력, 시장능력 등 기업의 기반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데 있다.
둘째, 기존에 정부지원 R&D 지원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라고 한다면 대부분 기술개발 사업계획서를 쓸 여력이 없거나 그와 같은 정보를 접할 수 없었던 영세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그에 맞는 프로세스를 가져가야 한다.
하루하루 근근이 먹고사는(hand to mouth) 기업에 기술성·시장성 등 20여장에 달하는 기술개발 계획서를 써 내라는 것은 사업 참여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신청서를 간소화함과 동시에 기술개발사업으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수준 있는 평가안목(지표)을 새롭게 고안해야 한다. 현장방문 평가를 통해 기업의 경영 실상을 파악하는 것도 좋다.
셋째, 컨설팅이나 비즈니스 서비스를 무엇으로,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이다. 시장에서 겨우 연명하는 기업에 갑자기 제공하는 R&D컨설팅은 사치일 수밖에 없다. 기업의 생존을 위한 종합적인 컨설팅과 우선순위를 매긴 다음에 컨설팅을 서비스를 하는 것이 좋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기초제력 강화 지원사업과 산업단지공단의 입지서비스, 생산성본부 등의 경영컨설팅, 그리고 지역별 테크노파크나 산업기술진흥기관의 종합 R&D서비스를 통합해서 하나로 만들면 된다.
기술개발만 해도 기초연구, 기술개발 기획, 연구개발, 인력확보 및 활용, 사업화·상업화, 생산·서비스, 기술마케팅, 지재권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컨설팅이 필요하다.
금융, 무역·마케팅, 인력, 교육훈련 등의 다른 세그먼트도 마찬가지이다. 분야별 디테일과 실행력을 담보해야 ‘첫걸음 부품소재 기술개발 지원 사업’은 성공할 수 있다.
정우식 한국기업지식연구원 대표 bearje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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