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굵기의 구리전선과 비교해 170배가 넘는 전류를 보낼 수 있는 고성능 고온초전도선을 국내 기술진이 개발했다.
한국전기연구원 오상수 박사팀이 개발한 초전도선은 1㎟ 단면적에서 1250암페어를 흘릴 수 있기 때문에 구리전선과 비교해 170배 이상의 전류를 흘릴 수 있다. 이 초전도선 한 가닥을 22.9㎸ 전력케이블에 적용하면 2400가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같은 고성능 고온초전도선은 세계 최초로 개발된 것으로 향후 초전도기기의 소형화와 고효율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참여 기업인 서남과 지난 3월 31일 50억원 상당의 기술이전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한 21세기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의 차세대초전도응용기술개발사업(단장 성기철)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오 박사팀은 미국, 일본 등에서 채택한 레이저증착공정이나 화학적증착공정과 달리 금속기판 위에 금속원소들을 증발시켜 초전도층을 입히는 동시증발법(EDDC)을 개발해 제조했다.
동시증발법은 초전도선의 원료 물질로 산화물 대신 저가의 금속원료를 사용하고 고성능의 초전도층을 넓게 증착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성이 매우 높다.
또 이 기술을 이용해 1000암페어급 고성능 고온초전도선을 16m까지 제조함으로써 동일 수준의 고온초전도선을 7~30㎝ 정도로 제조한 미국, 일본보다 상용화에 훨씬 다가선 것이다.
초전도기술은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핵심 기술로, 이를 적용한 기기를 제작하려면 고성능이면서 경제성 있는 초전도선의 안정적인 공급이 과제였다.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이 2세대 고온초전도선의 고성능화 공정기술을 선점함에 따라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는 초전도산업에서 우리나라의 위치가 확고해질 전망이다.
오상수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초전도기술의 산업화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인 초전도선을 최고의 성능으로 가장 값싸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우리나라가 선진국보다 먼저 확보한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초전도 기술 선진국으로 앞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수 한국전기연구원 초전도연구센터 책임연구원(53)은 경북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교토대학 금속공학과에서 석, 박사학위를 받았다.
◇초전도=어떤 물질을 절대온도 0도(섭씨 영하 273.15도)에 가까운 극저온 상태로 냉각시키면 갑자기 전기저항이 없어지는 물리적 현상. 이때의 온도를 임계온도라고 한다. 1911년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헤이커 오네스가 극저온 상태에서 쓸 수 있는 온도계를 찾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초전도 물체는 대전류를 손실이 거의 없는 상태로 많이 흘릴 수 있어 강력한 자석을 만들거나 전력 손실이 없는 송전선을 만드는 데 쓰일 수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